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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뉴욕 최상류층의 습성 파헤친 인류학 탐사

등록 2016-12-22 18:38수정 2016-12-22 20:13

잠깐 독서
파크애비뉴의 영장류-뉴욕 0.1% 최상류층의 특이 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뒷담화
웬즈데이 마틴 지음, 신선해 옮김/사회평론·1만4000원

미국 중서부에서 태어나 예일대에서 문화연구와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 겸 사회연구가인 지은이는, 결혼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9·11 테러가 발생한 뒤엔 참극에서 멀어져 시집 가까이 있으려고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로 이사한다.

<파크애비뉴의 영장류>는 지상 최고의 풍요로운 땅, 거만하고 과시적인 부유층의 집단 서식처, ‘어퍼이스트사이드’를 다룬 인류학적 탐사보고서다. 배타적인 비밀 집단 안으로 쭈뼛거리면서도 당당하게 ‘잠입’하는 데 성공한 지은이는 6년 동안 150여명의 엄마들과 부대끼는 현장연구를 수행한다.

지은이는 부자 동네에 집을 구하는 ‘서식지 탐색’을 하면서 비굴함도 느끼지만, 서서히 서열의 법칙을 알아가고 부유층의 상징인 ‘버킨 백’ 확보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마치 인류학자들이 현장연구를 벌이다 동화되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리하여 완벽한 외모, 완벽한 아이들, 완벽한 매너를 과시하느라 지친 엄마들의 ‘이상행동’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만은 않는다. 6개월 된 아이를 뱃속에서 잃은 뒤 그들이 지은이에게 보여준 우정과 동지애도 화끈하다. 이와 함께 상여금, 용돈, 혼전계약서 등으로 부인을 옭아매는 “수컷 영장류”의 습성도 드러낸다. 이들은 사회의 유력인사이자 가정의 절대 강자인데다, 경제활동 규모에서도 “엄마 경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칙릿 소설’처럼 영리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뉴욕 최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파헤친 이 책은 그들을 비난하면서도 동경하는 이중적인 심리를 한껏 자극한다. 결론은 해피엔딩. 그 덕인지 출간 즉시 영화화가 결정됐다고 한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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