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횔덜린 지음, 장영태 옮김/책세상·1권 3만원, 2권 3만5000원 “이 궁핍한 시대에 시인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그러나 시인들은 성스러운 밤에 이 나라 저 나라로/ 나아가는 바쿠스의 성스러운 사제 같다고 그대는 말한다”(‘빵과 포도주’ 부분)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1770~1843)의 시를 한데 모은 전집이 국내 최초로 완역되었다. 횔덜린 전문가인 장영태 홍익대 명예교수가 횔덜린이 15살에 쓴 첫 시 ‘사은의 시’부터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전망’까지 300편에 이르는 시 모두와 시작 메모, 착상, 단편 등을 빠짐없이 챙겨 번역한 <횔덜린 시 전집>(전2권)이 그것이다. 횔덜린은 신학교에서 헤겔, 셸링 등과 교유했으며 피히테의 강의를 듣기도 했다. 자유문필가로 여러 곳을 방랑하며 시를 썼던 그는 사랑하던 여인이 이른 죽음을 맞은 1802년부터 정신착란 징후를 보여 1806년부터 ‘횔덜린 옥탑’이라 불린 네카 강변 반구형 옥탑방에 은거하다가 삶을 마쳤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왜 시가 시원으로 향하는 언어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인으로서 시인 중의 시인”이라고 횔덜린을 평했다. 장영태 교수는 “횔덜린은 독일의 시인들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시를 썼다”며 “시의 주제나 노래방식이 다양할 뿐 아니라, 거의 서사에 육박하는 내용에서부터 암호에 가까운 시편에 이르기까지 그 세계의 지평은 광활하다”고 설명했다. 최재봉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