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칠레 민중시인의 불덩이같은 삶

등록 2005-11-10 17:54수정 2005-11-12 00:29

빠블로 네루다<br>
 애덤 펜스타인 지음<br>
 김현균·최권행 옮김<br>
 생각의나무 펴냄·2만5000원
빠블로 네루다
애덤 펜스타인 지음
김현균·최권행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2만5000원
잠깐독서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얼핏 보기에 모순된 삶과 문학의 소유자인 것 같다. 그는 칠레산 포도주와 여자들로 대표되는 생의 감각적 축복에 기꺼이 몸을 맡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탈린의 과오조차 갈등 없이 끌어 안을 만큼 과격한(?) 공산주의자였다. 그의 시 역시 그가 사랑했던 여성들의 아름다움과 쾌락을 감미로운 어조로 찬미하는 것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닉슨 암살을 선동하고 칠레혁명을 찬양함>이라는 식의 ‘정치 팸플릿’에 가까운 작품도 엄연히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세 번의 결혼과 숱한 연애, 상원의원과 대사와 같은 정치적 성공과 문학적 성취의 결합에서 보는 화려한 생애는 그가 스스로 공산당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까지 지지하고 후원했던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가 더러운 쿠데타에 의해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던 고통스러운 말년을 그림자로서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때로 윤리적·정치적 정당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선택과 행동조차도 근본적으로는 생에 대한 긍정과 사랑의 소산이었음을 그의 역동적인 생애는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저술가인 애덤 펜스타인이 네루다 탄생 100주년에 즈음해 펴낸 <빠블로 네루다>는 “영어로 씌어진 최초의 네루다 전기”를 표방한다. 각각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와 불어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옮긴이 김현균·최권행씨는 상허 이태준에서부터 김수영을 거쳐 김남주와 정현종으로 이어진 한국 문학의 네루다 수용사를 ‘옮긴이의 말’에서 개괄하고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