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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작가들은 대부분 이방인”

등록 2017-03-30 18:44수정 2017-03-30 19:16

잠깐 독서
작가라는 사람 1, 2
엘리너 와크텔 지음, 허진 옮김/엑스북스·각 권 1만4800원

“제 생각에 예술가는 모두 사회의 바깥에 존재합니다.”

“저는 항상 콘래드에게 큰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 그에게는 일종의 망명자라는 기묘한 의식이 있었어요.”

앞의 것은 아일랜드 소설가 윌리엄 트레버의 말이고 뒤는 팔레스타인 출신 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한 말이다. 둘 다 캐나다 문학평론가 엘리너 와크텔과 인터뷰에서 한 발언. 와크텔이 90년대 초중반 세계의 주요 작가 22명을 방송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작가라는 사람>에 나온다. 소설가와 비평가라는 장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사람 다 일종의 주변성 또는 국외자 의식을 강조한 점이 눈에 뜨인다. 와크텔은 서문에서 “작가들은 대부분 이방인이라는 지위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나는 해럴드 블룸의 책을 읽기 전부터 그를 싫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구의 정전>으로 유명한 비평가 해럴드 블룸 인터뷰 머리글은 도발적이지만 이해할 만하다. 1947년생 여성으로, 60·70년대 페미니즘 및 좌파 리버럴 문화의 세례를 듬뿍 받았을 와크텔이 블룸 같은 ‘보수주의’ 비평가에 호감을 지니기란 쉽지 않았을 테니. 그런데 반전이 있다. “이 책에 실린 인터뷰 중에서 블룸과의 인터뷰가 제일 놀라웠다. (…) 청취자들은 어마어마한 반응을 보이며 기록적일 만큼 많은 글을 보냈고 테이프를 주문했다.” 책을 읽으면 그런 반응이 이해가 된다. 다소 보수적일 수는 있지만 블룸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불퇴전의 자신감은 사뭇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밀턴의 <실낙원>과 셰익스피어의 희곡들, 블레이크의 거의 모든 시를 통째로 외우는 “무시무시한 기억력” 얘기는 덤이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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