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오민규 지음/이매진·1만3500원 우리가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것이 자동차다. 그러나 우리는 저 자동차가 승차감이 얼마나 좋은지, 연비가 얼마나 되는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만 관심이 있을 뿐 그 자동차가 어떻게 생산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노동운동가 오민규씨가 쓴 <카네이션: 브레이크 없는 어느 자동차 왕국 시승기>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대륙을 오가며 공장문을 닫은 이야기, 그에 따른 해고노동자들의 눈물이 담겨있다. 소비자들은 신차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지만, 해고의 위험에 놓인 비정규 노동자에겐 신차 출시가 공포다. 생산라인 조정으로 해고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많은 조선산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제 산업구조조정은 철강·석유화학 등 다른 제조업으로도 옮아갈 추세다. 생산공정 자동화와 신기술 개발로 부품사까지 포함해 수십만명의 고용을 책임져왔던 한국의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도 먼일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은이는 우리에게 자동차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이렇게 많은 자동차가 필요한지, 이윤만을 위한 생산이 아니라 인류의 필요에 따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노동자의 눈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책이지만, 한국의 ‘라세티 프리미어’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도와준 일화나, 영화 <트랜스포머>의 주인공이었던 ‘카마로’가 생산에 이르게 된 대목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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