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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혁명은 공장 대신 도시에서!

등록 2017-04-06 19:28수정 2017-04-06 20:11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
데이비드 하비 지음, 최병두 옮김/창비·3만2000원

지리학과 마르크스주의, 인류학 등을 아우르며 ‘자본주의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지배하고 바꿔왔는지’를 탐구해온 데이비드 하비의 핵심 저작들을 모은 책. 여든을 넘긴 대학자가 40여년 연구를 대표하는 글들을 직접 골라 모으고 각 장마다 보론을 덧붙여 지난해 펴낸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에서 그의 핵심적 질문은 ‘자본주의 과잉축적이 어떻게 무분별한 도시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고통을 만들어왔는가?’로 모인다. 미국 저소득층 주택 문제와 게토 형성을 마르크스 이론의 틀로 연구해 지리학에 혁명을 일으킨 청년 시절 논문부터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는 무한팽창을 고민하는 글까지, ‘역사지리적 유물론’을 통해 세계 자본주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읽어내며 대안을 찾아온 시선은 날카롭되 유연하다.

그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등이 주장하는 환경결정론을 반박하며, 급속히 누적되는 자본의 잉여를 흡수하기 위해 세계 지리가 끊임없이 개조되고 파괴되는 현상을 파고든다. ‘과잉축적의 문제가 어떻게 무분별한 도시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고통으로 이어지는가’라는 그의 문제의식은 젠트리피케이션, 전세난, ‘조물주 위 건물주’로 상징되는 투기금융과 부동산이 결합해 우리 삶을 짓누르는 현실과도 이어진다. 도시는 이제 자본주의의 가장 격렬한 격전장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그의 시선은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은 2011년부터 2년간 시멘트 66.51억톤을 소모했다. 20세기 100년간 미국이 사용한 44.05억톤을 훨씬 뛰어넘는다. 미국 경제패권이 저무는 지금 중국은 과잉축적 위기를 경제적, 지리적 팽창을 통해 탈출하려고 필사적이다. 국내에선 급격한 도시화, 국경 너머로는 일대일로(신 실크로드) 정책을 밀어붙이며 잉여자본을 흡수할 어마어마한 규모의 팽창과 ‘탈취 경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계속 이런 경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 ‘도시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며 “공장 대신 도시에서” 변혁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는 그의 제안이 절박하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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