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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불편한 이야기, 뜨거운 위안

등록 2017-04-27 19:42수정 2017-04-28 16:46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지음/동녘·1만3500원

‘노래하고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 여성혐오 사회에서 나고 자라며 몸에 깊이 밴 자기부정을 극복하기 위해 숨지 않고 말하는 법을 연습하는 중이다.’ 지은이는 책날개에 스스로 이렇게 소개한다. 춘천에서 인문학카페 36.5도를 운영하는 홍승은의 페미니즘 에세이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는 이 시대에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20대 여성으로서 겪고 느낀 일을 놀랍도록 담담하게 적었다. 그만큼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다가갈 책이다.

지은이는 여성혐오와 페미니즘 담론이 팽팽하게 맞붙은 2016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자기 삶의 이야기를 페미니즘적인 고백과 통찰로써 솔직하고도 용기 있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책에서도 그는 탈학교 청소년이 된 이야기, 적자 사업자, 월세살이, 비혼주의자 장녀로 사는 이야기를 터놓고 밝힌다.

왜 나는 그랬을까? ‘정상’ 가족의 기준이 무엇일까? 왜 열심히 일해도 가난할까? “물결처럼 퍼지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 끝에 지은이는 페미니즘을 만난다. 그 뒤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고 공유할 용기를 얻었다며, 흔들릴 때마다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의 말을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지은이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존재는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며 “나는 내가 속한 가족, 학교, 연인 관계, 사회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를 썼을 뿐인데 어느새 페미니스트라고 불리고 있었다”고 밝힌다. 한국에서 ‘우연히 살아남은’ 20대 여성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경험하고 알게 된 일상의 순간, 깨달음, 상처를 그저 진실하게 기록했기에 더욱 뜨거운 책이 되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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