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독서
박성제 지음/창비·1만6000원 “자성과 소통을 거부하는 언론은 독자와 시청자에 의해 도태되고 결국 사라질 것.” 2012년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으로 <문화방송>(MBC)에서 해고된 6명의 언론인 중 한명인 해직기자 박성제는 <권력과 언론>에서 이렇게 경고한다. 박성제는 마이크를 들 순 없었지만 고민은 멈추지 않았다. 박근혜가 파면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꽃핀 2017년 봄, 그는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손석희 <제이티비시> 보도부문 사장과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등 아홉명의 언론인과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는 세월호 참사 당시 목포 <문화방송> 보도국장이 ‘전원구조 보도는 오보’라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당시 박상후 전국부장과 김장겸 보도국장이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최 앵커는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세월호 안에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얘기가 굉장히 불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제는 “뉴스 수용자들이 언론이 던져주는 정보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그런데 이런 요구들이 진보언론에 더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게 딜레마”라고 말했다. 이에 민동기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적극 공감한다. “맞습니다. 진보언론의 독자들은 굉장히 까다로워요. 맛으로 따지면 미식가들이라, 음식을 대충 내놓으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돈으로 맛을 낼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온갖 재료를 찾으러 다녀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진보언론에 호시절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더 힘든 시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당장 최근의 한·경·오 논쟁이 그 시작이라고 봐요.”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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