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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대학가는 지식의 디즈니랜드”

등록 2005-11-17 18:45수정 2005-11-18 13:57

미국대학학술답사기 ‘보스턴 일기’ 낸 윤진호 교수
미국대학학술답사기 ‘보스턴 일기’ 낸 윤진호 교수
인터뷰/미국대학학술답사기 ‘보스턴 일기’ 낸 윤진호 교수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학, 매서추세츠공대(MIT)에서는 하루에도 몇차례씩 중요한 강연, 세미나들이 열립니다. 대부분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석학이나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자리죠. 노엄 촘스키 같은 석학들은 물론이고 여러 나라들의 전·현직 대통령과 수상, 노벨상 수상자, 언론인, 국제전문가, 경제인들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흥미로운 주제와 저명 인사들을 공짜로 다 만날 수 있으니 그곳은 ‘지식의 디즈니랜드’입니다.”

매서추세츠공대(MIT)의 교환교수로서 지난 2001~2002년 보스턴에 머물렀던 윤진호 인하대 교수(53·노동경제학)는 그곳 대학들에서 듣고본 강연·세미나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최근 <보스턴 일기>(한울 펴냄)를 냈다. 그는 “보스턴의 지식 디즈니랜드는 미국의 세계지배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힘”이라고 말했다.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 금융의 중심인 뉴욕과 더불어 보스턴 대학가는 지식의 중심 구실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외교·군사·경제·사회의 쟁점들이 생길 때마다 세계 석학·전문가들이 모여 조사·연구·발표·토론을 하고, 그 내용은 다시 체계적으로 정리·가공돼 워싱턴과 뉴욕에 전달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지력과 정보력은 바로 이곳에서 생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미국대학학술답사기 ‘보스턴 일기’ 낸 윤진호 교수
미국대학학술답사기 ‘보스턴 일기’ 낸 윤진호 교수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보스턴에 도착해 “교환교수 생활을 일기로 써보자”는 생각을 품고는 바로 그곳 대학들에서 날마다 열리는 강연·세미나들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가 방청한 세미나·강연만 모두 200차례나 된다고 한다. 세계 지식의 다양함을 익히고 고급정보도 듣고 미국 생활의 나태함을 경계하는 데엔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었다. 거의 모든 행사 참가비가 공짜인 데다 간혹 음식과 음료수까지 나왔으니…!. ‘보스턴 일기’는 당시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dragon.inha.ac.kr/~ecoyoon))에 날마다 실려, 지금도 인터넷에 공개돼 있다.

그의 경험담에는 여러 흥미로운 사실들도 많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작성팀이 한 세미나에서 밝힌 ‘악의 축’ 표현의 뒷얘기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법률고문이 말하는 르윈스키 사건에 얽힌 얘기, 고어 전 부통령 후보 담당관이 밝힌 2000년 대선 홍보전략과 선거운동의 비화들,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노엄 촘스키와 하워드 진 교수의 비판 등이 현장감 있는 목소리로 전해진다. 또 중국, 일본, 북한의 장래에 관한 토론·세미나들은 미국 지식인들의 관심이 어디로 쏠리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윤 교수가 본 하버드대학과 매서추세츠공대의 대학문화, 미국 노동현장에서 두 달 동안 겪은 경험도 이채롭다. “미국 하버드대학 학생들은 공부만 하고 세상일엔 관심을 두지 않을 거라는 건 편견입니다. 하버드에도 미국 사회의 여러 갈등들이 잠복해 있죠. 그래서 비정규직 대학직원들의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시위가 벌어지고 인종·여성 차별에 관한 진보와 보수의 논란도 일어납니다.“


보스턴 대학들에서는 ‘위에서 본 미국 사회’를 보았다면 로스앤젤레스 노동현장에서는 ‘아래에서 본 미국 사회’를 보았다는 그는 “미국 노동현장은 잘 조직화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생동하고 활기차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미국 사회를 진보하게 하는 힘은 노동·시민운동 안에 살아 있었다”고 전했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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