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파우츠·스티븐 투켈 밀스 지음, 허진 옮김/열린책들·2만5000원 지난달 초, 말하는 오랑우탄 ‘찬텍’이 숨졌다는 소식을 전 세계 언론이 전했다. 그의 죽음이 슬펐던 건 자신을 사람이라 생각했던 오랑우탄이 ‘사람 가족’과 격리돼 동물원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1960~70년대 미국 심리학계에서는 유인원에 수화를 가르치는 열풍이 휘몰아쳤다. 언어의 발생과 학습에 대한 기원을 쫓기 위해서였다. 가장 유명했던 동물이 침팬지 ‘워쇼’다. 그는 말하는 유인원 대열의 선두주자였다. 이 책은 워쇼에게 수화를 가르치며 평생을 함께한 로저 파우츠 박사와 워쇼, 타투, 모자 등 ‘말하는 침팬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심리학자 앨런과 비어트릭스 가드너 부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가 의사소통 능력을 타고난다고 봤다. 당시는 미국 공군이 ‘우주 침팬지’ 양성을 위해 야생에서 새끼 침팬지 수백 마리를 잡아와 원심분리기에 태워 훈련하던 때였다. 1966년 가드너 부부는 여기서 6개월 된 워쇼를 데리고 온다. 자택 뒤뜰 트레일러에 집을 만들어주고 옷을 입히고 기저귀를 채우고 잡지와 콜라를 주며 사람처럼 길렀다. 이른바 ‘종간 교차 양육’이었다.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파우츠는 이듬해부터 수화를 가르친다.
“이 사진에서 스물두 살인 모자는 1979년에 워쇼의 가족이 되었다. 모자는 재현적 그림을 그린 최초의 침팬지였고, 항상 옷을 차려 입기 좋아했다.” 열린책들 제공
“제인 구달은 여러 해에 걸쳐서 워쇼의 가족을 여러 번 방문했고, 엘런스버그에 침팬지 인간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지을 때 주 기금을 따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은 1983년에 타투와 나를 방문한 제인 구달.” 열린책들 제공
수화로 ‘과일’이라고 말하는 워쇼. 열린책들 제공
워쇼가 과일로 손을 뻗자 내가 ‘과일’이라고 대답한다. 열린책들 제공
내가 워쇼에게 ‘아기 어디 있어?’라고 묻자 워쇼가 자기 배를 가리키고 있다. 열린책들 제공
집에 갈 준비가 된 워쇼가 수화로 ‘가자’라고 말하고 있다. 열린책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