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학자 김동광 박사
근대 이래 과학과 사회의 역사 살펴
지배적 패러다임인 ‘분자적 생명관’
극복 위해 과학의 신정치경제학 제안
근대 이래 과학과 사회의 역사 살펴
지배적 패러다임인 ‘분자적 생명관’
극복 위해 과학의 신정치경제학 제안
-분자적 생명관의 수립에서 생명의 정치경제학까지
김동광 지음/궁리·2만3000원 “생명을 보는 창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다.” 과학기술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김동광 박사(고려대 과학기술학연구소 연구원, 전 한국과학기술학회장)의 새 책 <생명의 사회사>에서, 지은이가 전하려는 가장 힘있는 문장을 꼽자면 아마도 책 읽기를 마치기 직전에 보게 될 이 말일 듯하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이에 앞서 350쪽 가까이 채운 내용은 이 문장의 무게를 더해준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답하려는 설명과 관점은 다양하지만, 사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많은 지식과 정보에서 생명의 모습은 디엔에이(DNA), 유전자, 단백질 같은 분자들의 생체 기능과 작용으로 이야기된다. 디엔에이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1953년), 디엔에이 재조합 기술의 등장(197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 1990~2003년) 같은 성과들은 이런 생명관에 영향을 준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지은이는 지금의 지배적이며 특권적인 생명관을 ‘분자적 생명관’이라 정의하면서, 분자적 패러다임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지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생명의 사회사’라는 제목과 ‘분자적 생명관의 수립에서 생명의 정치경제학까지’라는 부제는 책의 구성과 성격을 요약해준다. 책은 분자적 생명관이 등장하고 ‘지식 권력’과 같은 지위를 얻기까지 거쳐온 과학 연구와 논쟁의 역사, 그리고 당대 과학 활동이 놓여 있던 정치경제와 사회의 맥락을 다룬다. 그러면서 생명의 모습을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한 물감이 되는 분자생물학, 즉 세포 내 분자의 수준에서 생명 현상을 규명하는 생물학과 그 생명관이 “유일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1953년 <네이처>에 낸 한 쪽짜리 논문을 통해 디엔에이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을 알린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디엔에이 모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이 발견은 분자생물학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궁리 제공
오늘날 생명의 모습을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한 물감이 되는 분자생물학, 즉 세포 내 분자의 수준에서 생명 현상을 규명하는 생물학의 패러다임은 생명을 설명하는 유일한 생명관일까? 사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비례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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