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 지음/휴머니스트·각 권 1만6200원 “유럽 근대 역사의 모든 극적인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표현은 ‘혁명’일 것이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의 저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사학과)는 원래 천체의 회전을 나타냈던 천문학 용어였던 혁명으로 근대를 표현했다. 경직된 느낌의 ‘근대’와 달리 자음동화로 울림소리가 되는 ‘혁명’은 변화무쌍한 느낌을 준다. 주 교수가 지난 4월 시리즈의 1권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을 낸 지 7개월 만에 완결편인 3권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을 펴냈다. 인간의 살 냄새가 나면 어디든 찾아가는 역사가의 자세로 집필에 임했다는 저자는 글쓰기 방식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온라인 상의 호흡이 짧은 글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역사초심자들도 시리즈를 모두 읽으면 근대 유럽의 주인공 24명과 그들을 둘러싼 400여명의 근대 유럽인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완결편에서 왕조국가의 틀을 넘어 국민국가로 나아가는 혁명의 시대를 다룬다. 세상의 규범을 거부하고 사회 억압에 저항한 해적, 유럽의 변두리 국가에서 강력한 개혁으로 제국의 위치로 끌어올린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 당대의 풍조를 뛰어넘고 시대를 앞선 음악을 만든 모차르트, 프랑스혁명의 주체였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로베스피에르, 산업혁명의 주인공이었던 제임스 와트, 남아메리카 독립 투쟁의 선구자 시몬 볼리바르, 시대를 파괴하고 모순 속에 살다간 황제 나폴레옹까지.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인물관계에도 불구하고, 내러티브로 풀어 쓴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서양근대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