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채 교수 연구서 ‘죄의식과 부끄러움’
이광수에서 한강에 이르는 한국소설 백년
최인훈 ‘광장’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
이광수에서 한강에 이르는 한국소설 백년
최인훈 ‘광장’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
서영채 지음/나무나무·3만2000원 이광수에서 한강에 이르는 한국 소설의 핵심에 죄의식과 부끄러움이 있다. <유정>(이광수)의 주인공 최석과 <광장>(최인훈)의 이명준은 모두 자기가 짓지 않은 죄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기꺼이 죽음으로 나아갔다. 이청준의 초기작 ‘병신과 머저리’에서도, 임철우 소설 <백년여관>에서도 주인공들은 부끄러움과 죄의식의 세례를 거쳐서야 비로소 근대적 주체로 설 수 있게 된다. 국문학자 서영채 서울대 교수(아시아언어문명학부)가 새로 낸 연구서 <죄의식과 부끄러움>에서 펼치는 주장이다. 이 책은 이광수 소설 <무정>에서부터 한강과 김경욱, 이해경의 2010년대 작품들까지 100년에 걸친 한국 소설을 죄의식과 부끄러움이라는 열쇳말을 통해 들여다본다. 노예와도 같은 식민지 백성으로 출발해, 전쟁과 가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가까스로 근대적 주체를 세우는 데 성공한 한국인들에게 죄의식과 부끄러움은 주체 되기의 전제조건이었다는 것이다.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만년 장편 <마음>을 보면 죄의식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크게 나와요. 그런데 그런 터무니없는 죄의식이라면 이광수의 소설들에서 너무도 많이 보았던 것이거든요. 그게 연구의 출발이었습니다.” 27일 오후 서울대학교 인문대 연구실에서 만난 서 교수는 “그동안 해온 한국문학 평론과 연구, 그리고 이론 공부를 합치니 이런 책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 소설 100년의 역사를 죄의식과 부끄러움이라는 열쇳말로 풀어낸 연구서 <죄의식과 부끄러움>의 지은이 서영채 교수. “17세기 서양 바로크에서 홍상수 영화까지 이어지는 공간과 장소, 풍경에 관한 책을 다음 작업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영채 서울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대 연구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영채 서울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대 연구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영채 서울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대 연구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영채 서울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대 연구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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