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리스 오블리쥬’는 한국에서 별 의미 없는 말이다. 뜻은 알겠으되 그 전범이 없다. 민영환은 거의 유일한 예외다. 을사늑약에 항거해 자결한 애국지사다. 망국의 책임을 자신의 몫으로 껴안았다.
오는 30일은 민영환이 자결한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때맞춰 이를 기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는 30일 오후 1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학술대회를 연다. 주제는 ‘민영환의 개혁구상과 외교활동에 대한 재평가’다. 최후의 순간에 죽음을 택한 행위에 대한 단순한 주목에서 그치지 않고, 집권층의 핵심으로서 생전의 그가 펼친 외교적 노력과 개혁 활동을 다시 살펴본다.
한편 고려대박물관은 30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유족들이 기증한 유품들을 모아 ‘사이불사(死而不死) 민영환’ 특별전을 연다. (02)3290-2478.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