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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탈리아 예술과 반파시즘의 공명

등록 2018-02-01 19:36수정 2018-02-01 19:52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서경식 지음/반비·1만8000원

“아아, 이탈리아.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이제 다시는 갈 일은 없을 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이탈리아. 그렇지만 잠시 시간이 흐르면 반복해서 되살아나는 이탈리아.”

<나의 서양 미술 순례>(1993) 이후 30여년, 디아스포라 에세이스트 서경식이 다시 이탈리아를 이야기한다. 30대 재일조선인 청년이던 그도 이제 60대가 되어 그사이 달라진 관점으로 이탈리아의 예술과 철학, 역사를 되짚는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로마, 페라라, 볼로냐, 토리노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적어내려간 에세이는 그만의 독특한 시각과 해석을 담은 인문서이면서 동시에 ‘예술 가이드’다.

그의 발길 닿는 곳에 예술가와 작품이 있다. 이탈리아를 여러 차례 방문하고도 로마는 가지 않았던 그를 27년 만에 로마로 이끈 것은 바로 카라바조였다. 단두된 골리앗의 얼굴에 자화상을 그려넣은 카라바조는 얼마나 ‘근대적 자아’를 지닌 혁명가였는지, 유대계 작가 모딜리아니와 수틴은 어떻게 1950~60년대 전후 일본에서 동경의 대상이 됐는지, 파시즘의 시대에 모란디가 10년을 하루처럼 병과 항아리만 그리며 어떻게 반파시즘적 가치를 추구했는지 등 각기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활동했던 이들이 어떻게 ‘이탈리아적’으로 공명했는지 소개한다.

책을 관통하는 시선은 인간을 향해 있다. 냉정한 듯하지만 한없이 너그럽다. 지은이가 이탈리아에 대한 매혹을 “인간 그 자체를 향한 애증과도 어딘가 닮았다”고 표현한 것과 같이 어리석고 잔혹한 인간은 어떻게 예술을 통해 위대해질 수 있는지 섬세하게 탐구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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