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소설 ‘한 시간만 그 방에’
직장 동료들과 불화하는 주인공
‘그 방’에만 가면 멋지고 유능해져
직장 동료들과 불화하는 주인공
‘그 방’에만 가면 멋지고 유능해져
요나스 칼손 지음, 윤미연 옮김/푸른숲·1만3000원 “저는 집단 따돌림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지난 몇 주 동안 따돌림이 계속됐습니다. (…) 그건 아마도 여러분이 저로 인해 불안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 점은 이상할 게 전혀 없습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항상 저항에 부딪히니까요. 평범한 사람이 재능 있는 사람 때문에 불안해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스웨덴 작가 요나스 칼손의 소설 <한 시간만 그 방에>에서 주인공 비에른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신참인 자신을 따돌린다며 이렇게 주장한다. 공무원인 그는 몇 주 전 근무처를 옮겼는데,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게 된 이들이 자신의 특출한 능력을 시샘한 나머지 단체로 따돌린다는 피해의식을 지니고 있다. 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 요나스 칼손은 배우 겸 극작가로 출발해 소설로 영역을 넓힌 작가다. 그의 첫 장편인 <한 시간만 그 방에>는 세계 12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관공서 사무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삼은 이 소설은 관료주의를 풍자한 카프카와 멜빌의 소설에 견주어지며 호평을 받았다. 제목에도 나오는 ‘방’은 이 소설에서 매우 핵심적이며 상징적인 역할을 맡는다. 사무실의 다른 동료들 눈에는 보이지 않고 오직 비에른에게만 존재하는 이 비밀의 방은 그가 업무에 지쳤거나 동료들과 관계 정립에 애를 먹을 때마다 찾아가서 ‘재충전’을 하는 공간이다. 그 방에만 가면 비에른은 자신감을 되찾고 업무 능력도 향상되는 느낌을 받는다. “방 안에 전신 거울이 있었다. 나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흘끗 쳐다보았다. 놀랍게도 정말 멋져 보였다. (…) 내 모습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편안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자신감 넘치고 박학다식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칼손의 소설 <한 시간만 그 방에>는 관공서 사무실을 배경으로 소통 부재와 인간관계 왜곡의 실상을 그린다. 사진은 국내의 한 기업 사무실 풍경.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yeshoot@hani.co.kr
<한 시간만 그 방에>의 스웨덴 작가 요나스 칼손. ?Appendix Fotogr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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