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립 글, 신지영 그림/바람의아이들·9500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월요일 아침에 하는 ‘주말에 지낸 이야기’ 발표는 양육자와 아이 모두에게 난감한 시간이다. 대체로 바쁘고 팍팍한 일상을 보내는 양육자와 이런 그들을 기다려온 아이가 매번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쥐처럼>은 주말에도 바쁘거나 지쳐있는 엄마·아빠를 지켜보는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린 책이다. 주말에 놀이공원이나 캠핑에 다녀왔다는 같은 반 친구들의 발표에 부러워하며 “저는 놀이터에서 놀았어요”를 더듬더듬 반복할 수밖에 없는 다윤이. 엄마·아빠는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한다. 밤과 낮에 1명씩 번갈아 집에 있는 엄마·아빠를 보며 다윤이는 말한다. “게다가 엄마 아빠는 집에 있어도 바빠요. 바쁘지 않으면 피곤하고요. 피곤하면 자고요. 토요일, 일요일에도 바쁘거나 피곤해서 아무 데도 못 가요.” 용기를 내서 엄마에게 “주말에 놀이공원에 가자”고 말해보지만, 돌아오는 건 “그러자”라는 대답 대신 한숨뿐. 너무 속이 상해 거짓말로 주말 이야기를 지어내 그림일기를 그려보지만, 엄마에게 혼만 난다.
바람의 아이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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