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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여성성’이라는 코르셋에 대하여

등록 2018-07-19 20:13수정 2018-07-20 08:05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단 지음, 정희진 해제, 김현우 옮김/갈라파고스·3만2000원

앨빈 토플러가 “역사의 방아쇠를 당긴 책”이라 평한 페미니즘의 고전 <여성성의 신화> 출간 50주년 기념판이 새 제목과 추가 내용으로 찾아왔다. 1978년 한국에 처음 소개될 당시 <여성의 신비>라 번역되었던 제목은 ‘여성다움이라는 이름으로 덧씌워진 역할과 이미지’를 더욱 부각한 <여성성의 신화>로 수정되었고, 일부 누락되었던 본문과 오역을 바로잡고 새로운 후기들을 실었다.

1950년대 프리랜서 기자이자 가정주부였던 지은이 베티 프리단은 왜 윤택한 삶을 누리는 중산층 여성들이 불행을 느끼고 우울증에 시달리는지 의문을 가졌다. 교외의 멋진 저택에 살며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는 이 여성들은 세상의 인식대로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야 할 주부들이었지만, 그들은 “이름 붙일 수 없는 문제”에 시달렸다. 지은이는 이들을 억압하는 것이 바로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임을 밝혀냈다.

책은 당시 사회가 ‘여성성’이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부과하고 강요했는지 파헤친다. 남성 중심적인 학계와 미디어는 인간이기 전에 ‘여성’으로 살기를 요구하며 “열심히 일하지 않도록,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지 않도록” 설파했다. 정작 ‘정상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여성들은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집안일과 끝없는 뒷바라지에 괴로워하면서도, 고통을 느끼는 자신이 비정상인 탓이라고 생각하게 됐던 것.

50여년이 지난 지금, 2018년 한국에서 이 책의 출간은 어떤 의미일까? 책 출간 40주년에 기념 후기를 쓴 칼럼니스트 애나 퀸들런의 말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고, 또한 너무도 조금만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 이 책을 다시 읽는 것이 혁명적이며 아주 시기적절하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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