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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남기고…최인훈 떠나다

등록 2018-07-23 19:11수정 2018-07-23 22:23

한국문학의 거목, 암투병 끝 별세
2012년 <한겨레>와 인터뷰 중인 최인훈 작가의 생전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2012년 <한겨레>와 인터뷰 중인 최인훈 작가의 생전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한국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이 23일 오전 10시46분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3월 대장암 진단을 받고 경기 고양시의 한 병원에서 투병해왔다. 향년 84.

1934년(공식 기록은 1936년) 함경북도 국경 도시 회령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 뒤 원산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중 전쟁 통에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대 법대에서 수학했다. 군 복무 중이던 1959년 단편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이 <자유문학>에 추천돼 등단한 그는 1960년 11월 잡지 <새벽>에 대표작 <광장>을 발표했다. 4·19가 열어젖힌 해방과 자유의 분위기 속에서 남과 북 두 체제를 객관적·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본 이 작품은 이듬해 정향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신구사와 민음사를 거쳐 1976년 문학과지성사의 ‘최인훈 전집’ 판으로 나오기 시작해 지금까지 205쇄, 70여만부가 판매되었다. 문지 전집판 이전 다른 출판사 판본을 포함하면 누적 판매 부수는 100만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인훈은 한국 소설에 드문 지성적 깊이와 문명사적 관점으로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대결을 벌인 작가였다. 또 그는 다양한 형식 실험과 문학사적 감각, 그리고 장르를 넘나드는 도전정신으로 소설과 문학의 영역을 한껏 넓혔다. <광장> 이후 그는 단편집 <총독의 소리>, 장편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길에 관한 명상> 등을 발표했으며, 1994년에는 오랜 침묵을 깨고 두권짜리 자전적 장편소설 <화두>를 내놓았다. 그가 생전에 발표한 마지막 작품은 2003년 <황해문화>에 실린 단편 ‘바다의 편지’였다.

1973년부터 3년 동안 미국 체류를 거쳐 이듬해부터 서울예술전문대학(현 서울예술대학) 문창과에서 후진을 양성하던 그는 2001년에 정년퇴직했다. 고인은 동인문학상, 이산문학상,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영희씨와 아들 윤구, 딸 윤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8시 문학인장(장례위원장 김병익)으로 열린다. (02)2072-2091.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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