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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냉전 질서에 균열냈던 이들을 기억하기

등록 2018-11-23 06:01수정 2018-11-23 20:13

숨겨진 미래-탈냉전 상상의 계보 1945~1972
장세진 지음/푸른역사·2만5000원

“이 책은 냉전과 그로 인해 한반도에 부설된 분단이라는 뒤틀린 질서에 어떻게든 출구를 내보려 했던 사람들, 혹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 질서의 괴물 같은 폭력성을 증명했던 그런 사람들을 기억하려는 시도다.”

장세진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교수가 <숨겨진 미래>에서 해방 이후 한반도를 옥죄었던 냉전의 흐름을 거슬러간 이들의 계보를 그려냈다. 이 책에서 그는 미국과 소련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염상섭·여운형·조봉암, 1960년대 최인훈·김준엽, 1970년대 장준하·함석헌·리영희 같은 인물들의 활동과 좌절을 복기한다.

계보의 첫 줄엔 <삼대>의 작가로 잘 알려진 ‘중간파’ 지식인 염상섭을 놓았다. 염상섭은 중간파 성향의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또 다른 중간파 성향의 일간지 <자유신문>에 장편소설 <효풍>을 200차례 연재한다. 염상섭은 <효풍>에서 자신을 닮은 중간파 언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북한행을 결행하는 모습에서 당시 중간파의 남북협상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다.

책은 인물만이 아니라 사건에도 주목한다. 1955년 반둥회의, 1964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운동,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등이 그것들이다. 특히 반둥회의는 미국과 소련을 제외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광범위한 정치 연합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당시 한국은 노골적으로 미국에 기울어 있는 편향성과 호전성 등으로 인해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하지만 반둥정신에 영향을 받은 1950년대 최일수의 민족주의 문학론이나 조봉암의 ‘평화통일론’이 있어 완전히 빈곤한 것만은 아니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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