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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술관에선 눈보다 뇌가 더 부지런히 움직인다

등록 2018-12-28 09:00수정 2018-12-28 19:53

어쩐지 미술에서 뇌과학이 보인다
에릭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프시케의숲·1만8800원

‘흰금’이냐 ‘파검’이냐는 드레스 색깔 논란을 기억하는지. 2015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장의 옷 사진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분명 같은 사진인데 누군가에겐 금색 줄무늬가 있는 흰색 드레스로, 또 다른 이에겐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파란색 드레스로 보였던 것이다. 정답은 ‘파검’이지만, 혹여나 ‘흰금’으로 보였다고 해도 시신경이 잘못되거나 한 건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쩐지 미술에서 뇌과학이 보인다>의 저자 에릭 캔델의 설명을 들어보면, 단지 뇌가 무의식적으로 다른 결정을 내린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늘 속에 있는 대상들은 파란빛을 꽤 많이 반사하는데, 빛이 과다 노출된 이 사진을 볼 때 ‘흰금’파 사람들의 뇌는 바로 그 반사된 파란빛을 무시하라고 결정을 내린 거다.

우리가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도 사실은 뇌가 부지런히 움직인다. 캔델은 특히 이미지를 선, 색, 빛 등으로 환원하는 추상미술에 집중한다. 추상화를 감상할 때 뇌는 연상, 기억, 학습과 같은 고차원적 정신기능인 ‘하향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감정과 공감을 담당하는 뇌 체계도 하향 처리에 관여한다. 몬드리안의 선, 로스코의 색과 윤곽을 보며 개인적인 경험을 더해 이미지를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이 하향 처리가 일어나는 과정이고, 이게 바로 추상화 감상의 즐거움이라고 캔델은 말한다. 뇌과학은 미술에서 감상자의 창의성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더 깊이 이해하게 해준다. 잭슨 폴록부터 앤디 워홀까지 현대미술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캔델의 설명에 귀를 기울여볼만 하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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