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앤더슨 지음, 이철희 옮김/후마니타스·1만5000원 2016~2017년 촛불과 탄핵은 ‘반박근혜 여론동맹’을 구축하며 보수 우위의 기존 정치지형을 역전시켰다. ‘탄핵열차’가 성공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은 새 정부가 ‘개혁열차’에 환승해 성공을 거두길 염원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인 이철희 의원이 미국 뉴딜시대 정치를 다룬 책을 번역하기로 결심한 것은 여권에 쏟아지는 기대와 우려에 나름의 해법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고통받는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듬는 진보적 개혁정책 ‘뉴딜’(새로운 합의)을 실천하면서 공화당 텃밭이었던 북동부 대도시 유권자들을 민주당으로 끌어들였고, 이 ‘뉴딜연합’은 후대 트루먼·존슨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재집권의 초석이 됐다. 이 책은 뉴딜연합이 성사된 원인이 기존의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으로 ‘전향’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민자·청년·여성 등 새로운 유권자층과 정치 무관심층을 투표장으로 ‘동원’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인지를 따지면서 ‘동원’임을 결론 내리는 데 주력한다. 하지만 역자는 전향론이냐 동원론이냐를 단정하는 건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정당이 다수의 지지를 받으려면 ‘동원’을 전략기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향에 기대면 반사이익을 노리는 ‘천수답 정치’로 갈 수밖에 없지만, 동원 전략을 선택하면 차별성 있는 사회적 의제와 대안 제시에 노력함으로써 새로운 지지자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가 어떻게 다수파가 되냐고? 간단하다. 동원전략의 유능한 실천. 무능한 진보는 다시 소수파가 된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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