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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국에서 아파선 안 되는 이유

등록 2005-12-29 18:10수정 2005-12-30 16:15

미국의 의료보장<br>
김창엽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 2만 8000원
미국의 의료보장
김창엽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 2만 8000원
잠깐독서
한달 전 쯤 미국에 연수 가 있는 선배로부터 갑작스런 전화를 받았다. 남편이 가슴 통증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으며, 검사 결과 관상동맥이 막혔다고 했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으로, 이것이 막히면 자칫 목숨을 잃거나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선배 남편은 다행히 꽉 막힌 혈관 하나는 뚫어서 의식은 회복했다. 그러나 두 혈관이 70~80% 가량 좁아져 있어 이에 대한 치료도 필요했다.

선배는 “미국에서 치료 받으려니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한국에서 치료 받으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관련 전문가들에게 상의하니, 한국의 치료 기술이 미국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으며, 미국에 비해 10 분의 1 정도로 치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비행기 타고 오는 시간에 무슨 일이 생길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선배에게 차마 남편 목숨을 걸고 한국에 오라는 얘기는 해줄 수 없었다.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아래서는 이런 일이 드물지 않다. <미국의 의료보장>(한울 아카데미 펴냄)은 이런 미국 의료보장 제도의 허점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지은이가 1년 동안 미국 하버드의대에서 연구하는 과정에 썼기에 제도 자체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미국 역사에서 민간보험이 자리를 잡게 되는 배경, 제한된 사람들만이 적은 범위의 혜택을 받는 공공보험 등에 관한 분석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이런 의료보장 제도를 개혁하려는 미국민들의 바람 및 여러 차례의 시도, 그리고 개혁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돼 있다.

최근 영리법인 도입, 의료서비스 산업화 등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정책의 길잡이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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