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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 한국사회 좌표에 근본적 질문 던져

등록 2005-12-29 17:53수정 2005-12-29 17:53

최장집 교수, 이영훈 교수, 강정구 교수박, 박명림 교수, 임지현 교수, 조희연 교수, 그리고 지난 9월 숨진 정운영씨(왼쪽부터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장집 교수, 이영훈 교수, 강정구 교수박, 박명림 교수, 임지현 교수, 조희연 교수, 그리고 지난 9월 숨진 정운영씨(왼쪽부터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005 학술계 진단 (하) 떠난 지식인과 떠오른 지식인

2005년 학술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지식인은 최장집 고려대 교수다. 최 교수는 올 초부터 가을까지 줄기차게 한국 사회의 좌표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3월에는 <위기의 노동>(후마니타스)을 공동 저술해 발간했고, 9월에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개정판을 내놓았다. 그 사이 크고 작은 학술대회를 통해 소논문을 여럿 발표했다.

이영훈 교수, 신우익 대표논객
조희연·임지현·박명림 교수 담론 이끌어내며 관심 끌어
직위해제 당한 강정구교수 지식인 현 주소 보여줘
정운영씨 별세 안타까움 남겨

그의 말과 글은 공개되는 대로 곧바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보수 언론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최 교수의 비판에 집착했지만, 그 본질은 한국 사회의 우경화·탈정치화·신자유주의화에 대한 경고였다. 최 교수는 특히 “민주정부-경제관료-재벌 동맹이 실질적 민주주의 발전에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며 노동문제와 사회경제 문제 등에 대한 올바른 방향설정을 주문했다. 치밀한 이론틀로 한국의 구체적 현실을 분석해 선구적인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최 교수의 2005년은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이론과 실천의 영역에서 두드러진 또 한 사람의 지식인이 있다. 이영훈 서울대 교수다. 한국 경제사학계를 대표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보수 지식인들의 모임인 ‘교과서 포럼’ 등을 주도했다. 학문의 깊이를 갖춘 그의 운신은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 자신의 표현대로 “지난 25년 동안 사료를 읽고 논문을 쓰는 것 이외에 다른 일에 참가해본 적이 없는” 이 교수가 이른바 ‘신우익’(뉴라이트)의 대표적 논객으로 여러 자리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은 의미심장하다.

2005 학술계 진단 (하) 떠난 지식인과 떠오른 지식인
2005 학술계 진단 (하) 떠난 지식인과 떠오른 지식인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임지현 한양대 교수는 논쟁다운 논쟁이 드문 한국 학계에서 올해에도 ‘대중독재 논쟁’을 이어가며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2003년 가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두 학자의 ‘인연’은 박정희 시대에 대한 이해를 풍부화시키고 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이들 못지 않게 자주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학자다. 중도지향의 박 교수는 올해 한국 사회를 달군 박정희 평가, 개헌, 동아시아 평화체제 등의 담론에 지속적으로 뛰어들어 의미있는 발언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내년 초, 헌법의 민주적 개혁과 분단 문제를 다루는 두 권의 책을 잇따라 펴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거리의 철학자’로 불렸던 김상봉 전남대 교수도 학문 여정의 새 길을 걷고 있다. 지난 7월 이례적으로 대학에 특채된 김 교수는 부임과 동시에 <도덕교육의 파시즘>(길) 등을 펴내며 한국 철학계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한국 사회 지식인의 현 주소를 몸으로 보여줬다. 강 교수는 인터넷 매체에 쓴 칼럼을 이유로 최근 대학당국으로부터 직위해제 당했다. 사상·양심의 자유가 사법 당국에 뒤이어 대학 사회 안에서도 버림받는 현실은 국내 학계에 또 한번의 생채기를 남겼다.

경제학자이기도 했던 정운영 전 <한겨레> 논설위원의 죽음은 지성계에도 잔잔한 화제를 남겼다. 한신대 교수를 시작으로 <한겨레>와 <중앙일보>를 거쳤던 그의 이력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가 20세기 후반부의 한국 사회를 관통하면서 겪었던 여러 편린을 되새기게 했다. 해외에서는 종속이론 창시자인 안드레 군더 프랑크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등이 세상을 떠났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2005년은 역사학자들이 특별히 분주한 해였다. 그 가운데서도 사상 첫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인 <미래를 여는 역사>(한겨레신문사)를 집필한 20여명의 소장 역사학자들은 꼭 기억하고 넘어가야 할 주인공들이다. 이념의 갈등이 역사 해석을 둘러싸고 분분했던 2005년, 국내 역사학계가 이룬 확실한 성취가 바로 이 공동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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