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준의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인터뷰/<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쓴 조병준씨
“위안. 내 스스로 위안을 얻고자 했고, 또 남에게 위안을 주고자 했습니다. 따뜻하게 만난 사람들의 마음, 나눔, 평화, 그리고 인연의 이야기들은, 소중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었구나 하는 작은 위안을 줄 만하기에…. 현대인은 다들 외롭잖아요.”
소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아 펴낸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의 작가 조병준(45)씨는 28일 “나의 책이 읽는이들한테 살아가는 작은 힘이 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말했다.
이 책의 제목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라는 같은 제목의 ‘책들’을 낸 적이 있다. 인도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만난 외국인 친구들의 얘기를 담아 두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에다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박가서.장 펴냄)과 ‘오후 4시의 평화’(그린비 펴냄)라는 부제를 달아 출간했다. 이번에도 조씨의 한국 친구들 이야기를 담은 새책 (부제 ‘이 땅이 아름다운 이유’, 수류산방.중심 펴냄)과 이전에 나온 두 권을 합치고 보완한 개정판(부제 ‘오후 4시의 천사들’, 그린비 펴냄)이 <제 친구들하고…>라는 같은 제목으로 두 출판사에서 동시 출간됐으니, 우연치고는 흥미로운 우연이 됐다.
나눔과 평화=서른살 생일을 앞두고 그는 방송개발원 연구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찾아나섰다. 1993년 말 이후에 삶의 행로는 완전히 바뀌었다. 두번째 인도 배낭여행을 떠난 그는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봉사 하는 외국인 청년들의 화사한 얼굴을 보고는 ‘이들은 왜 이토록 행복한가’라는 물음을 안고 테레사의 집에 머물며 자원봉사를 했다.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비참과 죽음을 목격하고 분노도 하고 회의도 했다. “내가 봉사한 밥을 먹고 그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이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도 행복하시니, 세 가지 행복을 어찌 저버리겠는가”라는 한 자원봉사자들의 말은 두고두고 그에게 큰 울림을 일으켰다.
우연과 인연=여행길에서 간혹 ‘기막힌 인연’과 마주친 그는 전율했다. 우리 땅에 함께 살 땐 바쁘다며 만나지도 못했던 친구를 인도 기차역에서 정말 우연히 마주치고, 또 그의 권유로 잠시 머문 여인숙에서 그의 삶을 바꾼 ‘마더 테레사의 집’ 자원봉사자를 알게 되고, 지하철 역에서 우연하게 만난 낯선 사람들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연으로 들어선 일들은 “세상은 모든 게 이어져 있다”는 깨달음을 그에게 남겼다. 그는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만이 ‘우연한 인연’이 내게 다가올 수 있게 허락하기에 흥미롭다”고 말한다.
마음과 위안=이번 책의 주인공들인 조씨 친구들은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주유소 주인, 의사, 선생님, 서점 주인, 과수원 농부들은 그림 그리고 시 쓰고 사람 가르치고 무농약 과일을 키우는 소박한 마음의 주인들이다. 그래도 그 삶은 그에게 더없이 소중했다. “사소한 삶의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는 일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라고 말하는 그는 “친구들 이야기는 이 시대 사람들의 역사를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그에게 ‘위안’의 행위였다.
요즘 그는 2월부터 시작한 블로그에 흠뻑 빠져 있다. 블로그 ‘조병준의 내 마음의 지도’(blog.naver.com/joon6078.do)를 차려놓은 그는 수백명 ‘이웃’들과 날마다 마음과 위안을 나눈다. ‘소통’은 그에게 새롭게 싹튼 관심사라고 했다. 조씨는 “소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친구들의 만남, 인연을 새롭게 이어주고 있다”고 했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요즘 그는 2월부터 시작한 블로그에 흠뻑 빠져 있다. 블로그 ‘조병준의 내 마음의 지도’(blog.naver.com/joon6078.do)를 차려놓은 그는 수백명 ‘이웃’들과 날마다 마음과 위안을 나눈다. ‘소통’은 그에게 새롭게 싹튼 관심사라고 했다. 조씨는 “소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친구들의 만남, 인연을 새롭게 이어주고 있다”고 했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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