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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자연 느끼고 싶을 때 ‘그림 정원’ 오세요

등록 2020-05-29 06:01수정 2020-05-29 09:24

식물학자이자 정원사 질 클레망의 농부와 정원 이야기
생명을 키우는 이들과 열매를 주는 땅에게 보내는 찬사

커다란 정원
질 클레망 글·뱅상 그라베 그림, 김주경 옮김/이마주·3만9000원

“지구 최초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곳에는 과일과 채소들이 가득했어요. ‘밭’이라는 이름의 정원이었지요. (…) 인류 최초의 정원사는 바로 농부예요. 크고 넓은 땅을 일구고 가르고 울타리를 세워 밭을 만들고 식물들을 심었어요.”

가로 41㎝, 세로 29㎝의 책을 열면 ‘그림 정원’이 펼쳐진다. 농부가 뿌린 씨앗에서 싹이 트고 열매가 자란다. 그곳에는 생명의 기운이 넘실댄다. “맴맴맴 매앰” 매미의 강렬한 독창, “찌르르 쓰르르” 베짱이와 메뚜기 그리고 여치가 더하는 부드러운 합창이 어우러진다. 그들의 노랫소리에 맞춰 나비와 새들이 흥겨운 춤을 춘다.

<커다란 정원>은 5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정원의 열 두 달을 담은 생태 그림책이다. 달이 바뀔 때마다 초록, 빨강 등 색을 입는 식물과 그 생명의 공간을 가꾸는 정원사의 모습을 담았다.

이마주 제공
이마주 제공

글을 쓴 식물학자이자 곤충학자인 질 클레망 작가 역시 정원사이다. 그가 생각하는 정원은 “과일과 채소가 가득한 밭”이고 그곳에 있는 “정원사는 농부”이다. “그들의 두 눈은 언제나 하늘을 향하고 두 손은 언제나 흙투성이다.” 농부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자연을 닮아가는 사람이다.

클레망은 농부의 생명 돌봄에 눈길을 준다. 그 ‘돌봄’은 “자연에서 늘 일어나는 일과 우연히 일어나는 일을 날마다 배우고 깨닫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농부에겐 기다림도 필수 덕목이다. 농부는 열매가 익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 속에서 때론 산딸기, 오디, 다래, 모과 같은 자연의 선물을 거저 받기도 한다.

그림을 그린 뱅상 그라베 작가는 책의 그림에 ‘이스터 에그’(Easter egg, 창작자가 재미로 숨겨놓은 메시지)를 던져 놓았다. <월리를 찾아라>처럼 여러 명의 정원사들이 나오는 가운데 모아이 석상과 스머프, 산타클로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 해신 포세이돈, 이카루스 같은 동화와 신화 속의 인물들이 숨어있다. 책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할 터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겪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위로를 가져다 줄 성싶다. 자연과 연결되면 뇌에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불안과 우울감을 덜어준다고 하지 않던가. 초등학교 1∼2학년.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그림 이마주 제공

이마주 제공
이마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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