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고양이
최지혜 글, 김소라 그림/한울림어린이·1만3000원
‘독서의 달’ 9월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도서관이 다시 문을 닫았다. 이제 당분간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됐다. 도서관에 가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는 이때, 대신 그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책 <도서관 고양이>가 나왔다.
<도서관 고양이>는 그림책 도서관에 사는 고양이 레오의 이야기다. 레오는 호기심이 많고 그림책을 좋아한다. 낮에 도서관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책을 읽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레오는 밤에 불이 꺼진 도서관에 들어가 그림책을 본다. 레오에게 그림책은 신기한 놀이터다. “눈은 휘둥그레, 귀는 쫑긋, 한눈에 반하고야 말았어. 어느새 꼬리도 하늘 높이 번쩍 솟아올랐지.” 레오는 그림책을 읽으며 우주로 떠나는 기차를 타기도 하고 토끼 탈을 쓰고 바닷속 여행을 떠난다. 그러던 어느 날 레오는 도서관 아이들이 보낸 다정한 편지를 받는다. ‘도서관 고양이에게. 안녕? 난 봄골에 살아. 너처럼 그림책 보는 걸 좋아하지. (…) 우리 도서관에서 낮에도 만나자! -도서관 친구로부터-’
이야기는 강화도의 ‘바람숲그림책도서관’을 운영하는 최지혜 작가가 도서관에 찾아온 길고양이를 모델로 쓴 것이다. 최 작가는 1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고양이에게 음식을 주고 레오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가까워졌어요. 그렇게 7년째 레오는 저희 도서관에서 지내고 있어요. 그런 레오의 시선에서 본 도서관은 어떨까 생각을 하다가 레오가 주인공인 <도서관 고양이>라는 책을 쓰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최 작가는 그림책 속에 그림책 이야기를 넣었다. 고양이 레오가 떠나는 기차, 바다, 숲속 여행을 자세히 보면 존 버닝햄의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그림 형제의 <빨간 모자>,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 등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책표지도 실제 그림책을 본떠 그린 거라 어떤 그림책인지 맞추며 보면 읽는 재미가 더욱 커질 것이다.
도서관에서 눕거나 앉아서 책을 보는 아이들의 표정, 도서관 마당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고양이의 모습 등이 따뜻하게 그려진 책. 코로나19 이전 우리가 누린 평화로운 일상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운 일상을 추억하며, 고양이 레오와 함께 책 속 도서관에서 그림책 여행을 떠나면 좋을 듯하다. 도서관의 문이 다시 열리는 그날을 기다리며. 3살 이상.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그림 한울림어린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