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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류도 거기 한인이 있어 가능했죠”

등록 2006-01-19 18:36수정 2006-01-20 15:35

세계 한인사회 경제·문화 총서
세계 한인사회 경제·문화 총서
인터뷰/세계 한인사회 경제·문화 총서 출간 책임연구자 임채완 교수

“우리는 ‘디아스포라’, 곧 흩어져 사는 이산민족입니다. 전체 인구 대비 이산민으로 보면 1500만명 가운데 이스라엘 인구 600만명을 빼고 다들 나라 밖에 사는 유대인에 이어, 한국인은 4800만명 가운데 670만명이 나라 밖에 흩어져 사는 두번째 이산민족입니다. 절대수로도 중국·인도·이탈리아·유대인에 이어 다섯번째죠. 그러니 재외한인에 대한 관심은 우리 경제·문화의 일부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으로 이뤄진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의 조사활동을 거쳐 <재미 한인사회의 경제환경> 등 1차년도 연구총서 11권(집문당 펴냄, 제10권은 곧 출간)을 최근 출간한 연구단 책임자 임채완 전남대 교수(55·정치외교학·사회과학연구원장)는 17일 “중국 화상(華商)이나 유대인상, 인도상처럼 ‘한상’(韓商)의 존재에도 우리의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조선족사회의 경제환경> <재외한인여성의 생활실태 및 의식> 등 총서들은 나라별 재외 한인의 역사와 경제활동, 민족교육, 법적 지위와 인권, 한인단체의 현황을 각권 주제로 다뤘다.

“처음엔 한민족·한상의 네트워크나 공동체 얘기가 ‘국수주의’는 아닌지, 나 스스로 정리되지 않은 점도 있었는데, 직접 현지에서 한인들을 만나 조사를 벌이다보니 저절로 사명감이 생겨났습니다. 재미한인을 뺀 다른 나라의 한인들은 모두 비극적 역사를 온몸으로 떠안고 살고 있지요. 조사자들이 그들의 고통을 보며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누군가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지난 2003년 9월부터 시작된 이번 조사활동엔 국내 연구자 76명와 해외협력자를 포함해 모두 28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재외한인의 90%가 사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여섯 나라의 42개 지역에서 벌인 조사와 수집자료들을 정리해 담은 게 이번 총서다. 조사과정에서 1937년 스탈린이 다 없애지 못하고 남은 한인 관련 사료들이 연해주에서 발굴되기도 했다. 또 재외한인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며 여러 문제를 겪기도 했고 조사원이 오해를 받아 현지 경찰에 잡혀가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한다.

임 교수는 재외한인 조사결과가 민족주의와 세계주의가 조화를 이루는 데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컨대 재외한인들이 운영하는 한인학교·한글학교는 모두 1만2천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이번에 조사됐는데, 이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짜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1863년 조선인 13가구가 두만강 넘어 연해주로 건너간 이래 140여년 한인 이주의 역사가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춰 기록되길 바랍니다. 재외한인들은 우리 민족문화를 세계에 알리게 하는 통로이자, 세계문화를 우리 안에 제대로 받아들이게 하는 통로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한류’도 그곳에 한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재외한인은 이산민족인 우리가 지닌 소중한 인적 자원이고 경제와 문화의 네트워크입니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전남대 사회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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