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하나 내어놓고 홍 경 희
바다를 앞장세운 가마우지 발자국 따라
날개 없이 떠날 사람 붙잡을 말이 없어
온몸으로 출렁거리던 장다리꽃
때 이른 물아지랑이 피워 올리면
꽉 깨문 이별 앞에 미어지다 미워지다
뒤돌아 그리움만 품어 안은 섬, 우도
바다는 빈 의자 하나만 내놓았다
네 얼굴이 떠오르지 않아
풍경은 삼 년쯤 늙어 버렸다
-시집 <봄날이 어랑어랑 오기는 하나요>(걷는사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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