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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80년대생,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연결고리

등록 2021-05-07 05:00수정 2021-05-07 11:19

[책&생각] 책이 내게로 왔다

추월의 시대

김시우·백승호·양승훈·임경빈·하헌기·한윤형 지음/메디치미디어(2020)

<추월의 시대> 기획은 ‘80년대생의 사회적 담론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했다. 50년대생이 주축이 된 ‘산업화 세대’와 소위 ‘386’으로 대변되는 ‘민주화 세대’에 이어, 최근 ‘90년대생 담론’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세대 간 연결 고리로서 ‘80년대생’ 담론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저자들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동안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를 거치면서 ‘친일/좌빨’과 ‘보수/진보’라는 특정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두 대립 쌍은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 사회를 관통해온 분석 틀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이것은 우리 사회를 제대로 비추는 거울이라기보다는 내 편 가르기에 적합한 도구로 활용되어왔다. 사회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 담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한국 사회의 중추가 되는 ‘80년대생’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가?

저자들은 70년대생과 90년대생 사이에 낀 80년대생의 특수한 정체성에 주목한다. 80년대생은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서 자란 마지막 세대이면서 동시에 청년기에 선진국으로서의 ‘한국’을 겪은 첫 세대라는 것. 개발도상국 시기를 살아온 기성세대의 경험과, 태어날 때부터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었던 90년대생 이후 세대의 경험을 중첩해서 갖고 있으므로 기성세대와 90년생 이후 세대 양쪽 다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 양쪽을 대결 의식이나 폄하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첫 세대라 할 수 있다.

<추월의 시대>는 정치 담론의 양극화를 타파하고 ‘80을 위한 정치’를 찾기 위한 저자들의 준비 담론이자 정책적 제언이다. 한국 사회 내에서 ‘포퓰리즘’의 기능과 사회 중간층의 역량 재평가를 논하는 ‘포퓰리즘과 피드백 사회’,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사건들을 관통하면서 그것들을 가능하게 한 ‘잊힌 주체’를 탐색하는 ‘중도파의 나라’,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뿐 아니라 인터넷상의 역사적 혐한 정서까지 함께 다룬 ‘뉴라이트’, 온라인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오늘날의 한국 청년세대가 지니고 있는 사회의식을 짚어본 ‘뉴노멀’, 우리 사회의 갈등의 한 축인 ‘세대 간 분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를 논한 ‘86세대 전쟁’, 코로나19 대처 모습과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다룬 ‘포스트코로나 시대’, 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의 ‘선망국’ 개념으로 한국 사회 변화의 조류를 분석한 ‘선망국의 역설’, 공채 영역을 줄이는 것이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구조개혁이라는 주장을 담아낸 ‘공정의 재정의’, 한국 산업화의 성공 원인을 역사적으로 탐색하는 ‘기적의 재구성’, 한국의 문화적 특질이 어떻게 현대사회에 장점으로 작용하는가를 다룬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지금은 우리에게 ‘추월의 시대’입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이 연설 내용에서 보듯, 한국은 열등감을 기반으로 한 ‘선진국 추격’에서 벗어나 이제 당당히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세대론’과 ‘색깔론’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적합한 대안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저자들의 말처럼, 선진국으로서의 한국을 인정하고 그 기준에 맞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마주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

신주식 메디치미디어 편집자

신주식 메디치미디어 편집자
신주식 메디치미디어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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