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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국 농구의 ‘코치 카터’ 전규삼 이야기

등록 2021-05-21 05:00수정 2021-05-21 09:14

오른손을 묶어라: 시대를 앞서간 농구코치 전규삼
손대범 지음/팩트스토리·1만7000원

유희형, 김동광, 이충희, 강동희, 신기성, 김승현…. 한국 농구 현대사를 수놓은 스타들이다. 모두 인천 송도고 출신인 이들은 고교보다는 대학, 대학보다는 실업과 프로에서 날았다. 반짝 빛났다가 사라지거나, 조로하는 별이 아니다. 과연 무엇이 다르길래?

<오른손을 묶어라>는 농구에 평생을 바친 고 전규삼 감독(1915~2003)의 이야기다. 개성 송도고보 교사였던 그는 1·4후퇴 때 월남해 전쟁 중 송도고 재개교를 도왔고, 1960년대에는 교편도 내려놓고 농구코치로 전업해 90년대까지 숱한 스타를 길러냈다.

선수들은 수업을 들어야 했고, 체벌은 용납되지 않았다. 또 비하인드 백패스 등 실험적인 농구로 개인기를 장려했다. 프로농구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신기성은 “농구부에는 몽둥이도 욕도 없었다. 하지만 성적이 떨어지면 혼났다”라고 말한다. 학업 목표에 미달하자 체육관 문을 닫은 미국 영화 <코치 카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기상천외한 패스로 프로농구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동시에 받은 김승현의 창조적 플레이는 기본기 훈련에서 나왔다.

송도중 2학년 때 농구에 입문한 이충희는 체격도 왜소해 전규삼 감독으로부터 “농구 그만두라”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오기로 중3 때부터 하루 1000개의 공을 넣으면서 고교 2학년 때 ‘슛 도사’로 변신했다. 보통 선수라도 99%의 노력으로 천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전 감독 교육철학의 성공 사례다.

일본 유학파 지식인으로 북에 두고 온 부인과 두 아들 때문에 오히려 선수들을 아들이나 손자 대하듯 가르쳤던 전규삼 감독. 그는 승리가 전부인 ‘닦달의 시대’에 맞선 영원한 ‘농구 코치’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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