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세]
중편 단행본 시리즈 ‘소설, 향’의 하나로 나온 오한기의 소설. 답십리 도서관 상주 작가인 ‘나’가 상주 작가로서 겪는 애환과 모험을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다. 그가 이끄는 고전 강독회에 나와 틈만 나면 문학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따지는 화학과 퇴직 교수, 강연용 마이크를 훔쳐 달아난 소년 등이 그를 괴롭힌다.
작가정신·1만3000원.
[나는 노란 꽃들을 모릅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8년을 복역한 부친을 둔 이송우 시인의 첫 시집. ‘유신의 기억’ 연작 등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작품들이 여럿 실렸다. “방 한 칸 낡은 책장에 숨겨둔 아버지의 꿈/ 1974년판 김수영 시집마저/ 빼앗아 가려 하는가/ 벗겨진 머리/ 주름살 가득한 청년을/ 다시 한번 무릎 꿇리려고 하는가”(‘유신의 기억 2’ 부분)
실천문학사·1만원.
[수영장 도서관]
2004년 부커상 수상작 <아름다움의 선>의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의 1988년 데뷔작으로, 영국에서 처음으로 남성 동성애자들의 적나라한 성애와 생활을 주류 문학계에 끌어들인 작품으로 꼽힌다. 스물다섯 살 귀족 청년인 ‘나’, 윌리엄 벡위스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지난 시대 자기 사회의 민낯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전승희 옮김/창비·1만6800원.
[고독사를 피하는 법]
공중 보건법에 의거한 사망 사건을 담당하며 가족 없이 혼자 죽는 이들의 장례를 치러 주는 남자를 주인공 삼은 소설. 회사 사람들이나 온라인 친구들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들키기 싫어 사소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그가 매번 새로운 거짓말을 지어 내야 하는 처지로 몰리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리처드 로퍼 지음, 진영인 옮김/민음사·1만7000원.
[미스 조]
가짜 족보를 파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문경과 그의 동거인인 공장 노동자 ‘오 군’, 문경과 함께 일하는 ‘미스 백’, 그리고 오빠가 군 의문사 사건으로 숨진 ‘미스 조’를 등장시킨 소설. 1980년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영웅적 투쟁이나 정치적 신념을 부각시키지 않고 방향을 잃어버린 밑바닥 청춘에 위로를 보낸다.
홍명진 지음/삶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