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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도정일 교수 ‘기적의 도서관’ 꿈에는 정년이 없다

등록 2006-02-05 20:18

책 전도사 도정일 경희대 교수 정년퇴임
“이제 시작하려는데 퇴임해야 하네요. 하지만 학자에게 정년이 따로 있겠습니까. 여전히 저는 ‘도정일 대학’의 총장이자 교수며 학생입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교양인이자 문학평론가로, 그리고 텔레비전 프로그램 <느낌표>를 통해 ‘도서관 운동의 전도사’로 꼽혀온 도정일 (65)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가 28일 정년 퇴임한다.

도 교수는 2001년부터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공동대표를 맡아 ‘기적의 도서관’과 ‘북스타트 운동’에 앞장섰다. “23년여 교수 생활 가운데 가장 보람”을 느낀단다.

그가 문화의 세포랄 수 있는 ‘책’, 그리고 책들의 전당인 ‘도서관’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열악해진 인문학의 현실 때문이었다. “우리 삶에 보탬을 주던 문학과 평론 등이 대중과 소통할 통로를 잃어버리면서 몇몇 사람들만이 즐기는 것이 돼버렸다.” 그래서 문학과 인문학을 토대로 하는 사회적 발언을 할 필요를 느꼈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책과 도서관이었던 것이다.

그는 도서관이야말로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사회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서관은 노인들에게는 쉴 곳, 아이들한테는 놀이터, 실업자들에게는 재취업 교육장이 된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시적인 오페라하우스나 놀이동산 건립에만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질타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도 교수는 “어린이 도서관 하나라도 제대로 지을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여러 매체의 도움 속에 벌써 9번째 어린이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며 “도서관 건립과 책읽기 운동은 시민의 기본권 확보를 위해 민·관이 손을 잡는 새로운 시민운동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식인으로서 작금의 대학 풍토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창조적인 개인이 견디기 힘든 곳이 대학이다. 대학생들도 취업에 도움이 되는 공부만 하고 있다. 대학은 연구와 교육의 수월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이것은 뒷전이다.” 또 “처음 강단에 섰을 때는 많은 교수들이 데모를 막는데 동원됐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등록금 투쟁이 있을 때면 보직 교수들이 동원된다”며 “보직교수가 중심이 되고 있는 우리 대학의 모습이 정상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그의 왕성한 활동은 퇴임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 같다. 우선 그 동안 써왔던 글들을 모은 책 두 권과 서양신화론을 주제로 하는 책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학계, 문화계, 시민단체와 함께 시민의 문화적 권리보장과 정부의 책임을 명시한 ‘문화헌장’도 그의 숙제 목록에 들어있다.

글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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