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국내 초연하는 푸치니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포스터. 국립오페라단 제공
<라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을 만든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가 서부극도 만들었다. 오페라판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불리기도 하는 <서부의 아가씨>가 바로 그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은 7월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서부의 아가씨>를 국내 초연한다. 1910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에서 초연한 뒤 한국에선 111년 만에 첫선을 보이는 오페라다.
이 작품은 1907년 뉴욕을 방문했던 푸치니가 미국 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의 신작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독일·중국·일본 등 이국적인 배경을 무대로 한 작품을 많이 남긴 푸치니답게 서부극을 생생하게 오페라로 옮겼다.
7월1~4일 국내 초연하는 푸치니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해외 공연 무대. 국립오페라단 제공
푸치니 작품 중 이례적으로 이탈리아 무대가 아닌 뉴욕에서 초연됐다. 초연 당시 전설적 가수 엔리코 카루소 출연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훌륭한 한 편의 교향적 시”라고 극찬했다.
<서부의 아가씨>는 탄광촌 술집 주인 미니와 도적 두목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미니와 사랑에 빠진 딕 존슨, 그를 쫓는 보안관 잭 랜스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연출과 오케스트라 지휘 모두 푸치니의 조국인 이탈리아 출신이 맡았다. 2018년 국립오페라단의 <코지 판 투테> 연출로 호평을 받았던 젊은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가 연출을 맡고, 2013년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돈 카를로>를 지휘한 피에트로 리초가 지휘봉을 잡았다.
살롱 주인 미니는 아르메니아의 소프라노 카리네 바바자냔과 이윤정, 딕 존슨은 테너 마르코 베르티와 국윤종, 잭 랜스는 바리톤 양준모와 최기돈이 맡았다.
7월1~4일 국내 초연하는 푸치니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해외 공연 무대. 국립오페라단 제공
푸치니의 다른 작품과 달리 이 작품엔 유명한 아리아가 거의 없다. 대신 오케스트라 연주는 낭만주의 선율에 근대의 색채를 더했다. 여기에 미국 전통 가요와 멕시코, 미국 인디언 민요 등이 접목되면서 다른 관현악곡에서 접하기 힘든 이색 음악이 공연장을 채운다. 두 주인공의 눈보라 속 키스 장면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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