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가곡 작곡가 이수인. <한겨레> 자료 사진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등 동요와 ‘고향의 노래’ 등 가곡을 작곡한 이수인씨가 22일 아침 9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82.
고인은 ‘솜사탕’‘방울꽃’ 등 동요 500여곡을 지었다. 고인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앞으로’는 1969년 미국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것을 기념해 아동문학가 윤석중이 작사하고 고인이 곡을 붙여 이듬해 발표했다.
고인은 ‘내 맘의 강물’ ‘고향의 노래’ 등 가곡 150여곡을 남겨 ‘동양의 슈베르트’라 불리기도 했다. 대표곡 중 하나인 ‘고향의 노래’는 친구이자 시인인 김재호 교사가 엽서에 적어 보낸 글에 곡을 붙여 발표한 가곡으로 유명하다.
고인은 직접 가사도 지었다. 문학적인 노랫말로 1996년 한국문인협회에서 ‘가장 문학적인 작곡가상’을 받기도 했다.
동요·가곡 작곡가 이수인. 한국동요문화협회 제공
고인은 1939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가야금을 좋아한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인의 길을 걸었다. 서라벌예술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마산성지여중과 마산제일여중·고 교사를 지냈다.
1965년 마산 어린이방송국 어린이합창단을 창단하고, 한국 최초로 어머니합창단을 만들었다. 1968년 케이비에스(KBS)어린이합창단 지휘자를 맡은 데 이어 1981년 케이비에스어린이합창단 단장을 역임했고, 1990년 동요 작곡가 단체 ‘파랑새창작동요회’를 창립해 이끌면서 한국 동요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다.
동요 발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대한민국동요대상을 받았다. 2006년 한국동요작사작곡가회 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최근까지 가곡 부흥에 열정을 쏟았다. 2007년부터 2020년 1월까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자택에서 동호인을 모아 월 1회 ‘성산살롱음악회’를 열었다.
대표 저서로는 <학생합창곡집>, 동요 선곡집 <어린이 나라>, 합창곡집 <내 맘의 강물> <고음을 위한 이수인 서정가곡선> <작곡가 이수인의 음악과 삶>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수필가인 부인 김복임씨와 아들인 바이올리니스트 이문규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25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남 의령 선영이다. (02)2227-7500.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