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논란의 코리안심포니, 첫 외국인 지휘자 공연은 ‘합격점’

등록 2022-01-24 18:11수정 2022-01-25 02:31

비전문가 신임 대표 ‘낙하산 논란’ 속에
23일 다비트 라일란트 취임 연주회 호평
다비트 라일란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신임 지휘자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앙코르 곡을 지휘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코리안심포니 제공
다비트 라일란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신임 지휘자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앙코르 곡을 지휘하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코리안심포니 제공

23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벨기에 출신 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가 환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공연 주제는 ‘빛을 향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코심)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 취임 연주회였다. 예술의전당 상주 오케스트라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인 코심이 1985년 창단 이후 처음 맞은 외국인 지휘자다.

라일란트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폭넓은 활동으로 주목받아왔다. 2018년부터 프랑스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스위스 로잔 신포니에타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영국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에서도 부지휘자로 일하며 사이먼 래틀, 로저 노링턴 등 거장들과 협업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슈만 게스트’라는 칭호를 받는 등 슈만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래서인지 취임 연주에서도 슈만의 교향곡 2번을 선택했다.

이날 콘서트홀은 1~3층과 합창석까지 관객들로 가득 들어찼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이 좋아진데다 코로나19로 국외 유명 오케스트라들의 내한이 뜸해지면서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청중이 몰린 것이다. 라일란트는 활기찬 지휘 스타일을 선보이며 유려한 사운드를 뽑아냈다. 음악평론가들도 호평했다. 나성인 평론가는 “주요 모티브들을 선명하게 한데 엮어 공들여 준비한 음악적 성찬이었다”고 평했다. 황장원 평론가는 “관악 파트에서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슈만 교향곡을 훌륭히 해냈다”고 평했다.

라일란트의 깍듯한 매너와 도약하는 듯한 독특한 지휘법도 눈길을 끌었다. 앙코르 곡인 라데츠키 행진곡에서 경쾌한 리듬에 맞춰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소통에도 적극적이었다. 청중도 열띤 박수로 호응했다. 허명현 평론가는 “국내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지휘자 스타일”이라며 “라일란트가 왜 취임 공연에서 슈만을 선택했는지, 어째서 ‘슈만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는지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다른 측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코심이 악단 명칭에 ‘국립’ 타이틀을 명시하며 새롭게 출범하려는 판에 새로 취임한 대표가 ‘비전문가 낙하산’ 논란에 오른 가운데 열린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취임한 최정숙 코심 대표는 소프라노 성악가 출신이다. 오케스트라나 공연 기획 경험이 없다. 음악계에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코심은 예산의 70% 이상을 국비로 지원받고 있고, 인사권도 문체부가 행사하고 있다. 1985년 국립교향악단이 한국방송(KBS)으로 가게 되자 당시 홍연택 상임 지휘자가 단원 40여명과 함께 나와 창단한 게 코심의 출발점이다. 뿌리가 국립교향악단에 닿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코심이 ‘국립’이란 표현을 쓰려는 데 대해선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코심이 안팎의 소란을 딛고 음악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좀 더 많은 청중의 사랑을 받는 교향악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신임 최정숙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