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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오의 묵묵한 10년…‘우영우’ 이준호로 별에 닿다

등록 2022-09-12 18:44수정 2022-09-14 17:36

[추석이 즐거울 스타들④ 강태오 인터뷰]
2013년 배우그룹으로 데뷔 약 10년 만에 스타덤
‘우영우’와 일+사랑 이준호, 설득력 있는 감정 고민
눈빛, 미소 등으로 스며들 듯 존재감 드러내
서강준, 공명 등과 함께 데뷔, 조바심내지 않고 갈길
20일 입대 “작품 잘되고 떠나니 기분 좋아”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2022년에 빛난 배우들은 명절이 기다려지지 않았을까요. 가족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을 테니까요. 이번 추석이 즐거울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목표를 향해 묵묵하게 달려왔고, 그리고 이뤄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연휴 뒤 시작할 하반기를 우리가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에 관한 메시지도 읽을 수 있습니다.

① 독립영화로 차곡차곡 대표 캐릭터 만든 하윤경

② 악녀에서 착한 손녀로 목표 이뤄낸 오승아

③ 감초에서 주연까지 스펙트럼 넓힌 강기영

④ 10년 만에 우뚝 솟은 놀라운 강태오

프로그램 갈무리
프로그램 갈무리

배우 강태오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엔에이)로 데뷔 10년 만에 스타덤에 오르자, 주변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그가 뜨자마자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입대가 확정되자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말들이 다시 나왔다. 드라마 종영 이후 만난 강태오는 주변의 반응에 이렇게 말했다. “아쉽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작품이 잘 되고 떠나니 얼마나 좋아요. 기분 좋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누구보다 마음이 공허한 건 자신일 것이다. 강태오는 그가 연기한 이준호처럼 “섭섭하다”가 아니라 “괜찮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사회적응기다. 이준호는 표면적으로는 송무팀 직원으로서 우영우의 일을 돕는 역할이지만, 드라마가 주려는 메시지에서는 장애인의 사랑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부분을 맡았다. 그는 우영우를 회사 입구 회전문 앞에서 처음 만난 뒤, 함께 일하면서 서서히 호감을 갖는다. 이준호가 우영우를 사랑하는데 ‘장애’는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드라마는 두 사람의 감정으로 장애인의 사랑을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꼬집는다. 이준호가 우영우와 함께 일을 해도, 데이트를 해도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다르게 해석된다. “오빠 아직도 봉사하는구나.” “너 괜찮겠어?” “좋아하는 사람이 우영우 변호사는 아닐 테고.”

강태오는 “이준호는 우영우하고 감정이 오가는 장면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그 마음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이준호의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고, 시청자들을 설득한 게 <우영우>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이자, 그가 사랑받은 비결이다. 강태오는 “이준호는 어떻게 하다가 우영우를 좋아하게 됐을까?”라는 궁금증에서 모든 것을 시작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설명하지 않는, 시놉시스에 언급된 이준호의 환경에서 답을 찾았다. “시놉시스를 보면 이준호의 부모님 두 분 모두 변호사 출신인데 인성이 훌륭하세요. 이준호도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변호사를 꿈꿨어요. 그래서 어머니처럼 존경할 수 있는 여자가 이상형의 큰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이 우영우일 수 있다고 봐요.” 강태오는 “우영우를 향한 존경하는 마음과 우영우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에 반한 마음이 합쳐지면서 감정이 커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호는 우영우와 사랑을 한다는 점에서 표현해내기 힘든 캐릭터다. 우영우와 정명석, 권민우에 견줘 겉으로는 생동감이 떨어지는데 내면은 오히려 더 소용돌이치기 때문이다. 내 사랑은 변함없는데 현실에서 자꾸 흔들리는 우영우를 바라보는 심정, 주변 사람들의 선입견이 안타까운 마음을 절제하면서 내보여야 한다. 그는 “이준호는 통통 튀는 맛보다는 늘 어딘가 프레임 안에 존재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느낌 또한 이준호의 포지션이고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평범해 보이는 캐릭터로 특별한 매력을 보여줬다는 것. 강태오가 이 드라마에서 빛난 이유다. 반짝이는 눈빛과 잔잔한 미소에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 데뷔 10년 세월을 허투루 보낸 게 아니다.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을 시작으로 <미스코리아> <스무살> <여왕의 꽃> <명당> 등 크고 작은 역할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작품을 할 때마다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 같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살피고 다음 작품에서 고쳐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영우>를 통해서는 복잡한 감정의 표현을 배운 것 같다. “이준호는 리액션이 훨씬 많았던 친구였어요. 순간순간 찰나의 표정, 호흡, 법정 리액션이 많이 요구됐어요. 영우가 걱정도 되지만 질투도 나고, 사랑스럽기도 한,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많을 것을 배웠습니다.”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강태오는 2013년 5인조 배우 그룹인 ‘서프라이즈’로 데뷔했다. 가수들이 연기도 한다는 발상을 뒤집어, 배우들인데 그룹으로 나와 노래도 한다는 콘셉트다. 서강준, 공명, 이태환과 지금은 활동을 그만둔 배우가 함께 데뷔했다. 강태오가 가장 늦게 주목받았다. 최근 2019년 <조선로코 녹두전>에서 넉살 좋은 선비로, 2020년 <런온>에서 순수하고 맑은 미대생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의 시대라 불릴만한 한방은 아니었다.

조바심내지 않고 즐겁게 연기한 것이 10년 만에 빛을 본 원동력이다. 변호사가 되지 못했는데도 열등감 없이 맡은 일을 사랑하는 이준호처럼, 강태오도 그랬다. 다른 멤버들이 먼저 잘 나갈 때도 그는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서강준 형이 잘 될 때도 서프라이즈가 잘 되는 거니까 좋았어요. 물론 부럽기도 했지만, 조바심 나거나 급급해하지는 않았어요.” 이들은 지금도 우정을 돈독하게 쌓고 있다. <우영우>가 인기를 얻자 누구보다 먼저 ‘서프라이즈’ 멤버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금 다 군대에 있는데 강준 형이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공명은 휴가 나와서 볼링도 쳤고, 태완이도 훈련소에서 나와서 봤고.”

이젠 그의 차례다. 그도 입대를 계기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제 배우 인생의 전반전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공백을 가진 뒤에 이 에너지 그대로 후반전을 맞고 싶다고 했다. “전반전은 3.5점 정도 주고 싶어요. 배우가 되고 싶었던 소년이 잠자리에 들면서 매일 레드카펫을 밟는 꿈을 꿨는데 상상했던 일들을 조금씩 이뤄내고 있잖아요.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어요. 나머지 1.5점은 군대에 다녀와서 단단하고 철든 모습으로 채워나가고 싶어요.”

제대 뒤에는 좀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크리처물, 좀비물도 해보고 싶어요. 평소에도 좀비물을 좋아해서 <워킹데드>(좀비이야기 다룬 미국드라마)도 다 챙겨본 걸요. 근현대물도 해보고 싶어요. 야외세트장에서 한복을 입으면 그 시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뭐가 됐든 이 모든 것은 제대 뒤로 미뤄둬야 하는 데도 눈이 벌써 반짝인다. 이런 생각을 하면 섭섭하지 않을까? 강태오는 “괜찮다”는 말을 더 많이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더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으니까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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