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첫 단독주연 진선규 “영화 모티브 박시헌 선수 응원에 울컥”

등록 2023-02-17 07:00수정 2023-02-17 07:49

‘카운트’에서 첫 단독주연 맡은 진선규
영화 <카운트>에서 첫 단독주연을 맡은 배우 진선규. 그는 실존 인물 박시헌 선수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시헌을 연기했다. 씨제이이엔엠 제공
영화 <카운트>에서 첫 단독주연을 맡은 배우 진선규. 그는 실존 인물 박시헌 선수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시헌을 연기했다. 씨제이이엔엠 제공

“인간 진선규의 본모습이 담긴 영화다.”

배우 진선규의 첫 단독주연작 <카운트>(22일 개봉)를 본 동료 영화인과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보내준 피드백이라고 한다. 영화 <범죄도시>의 흑룡파 조직원 위성락이 여전히 진선규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남아 있지만, 실제 그의 모습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카운트>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익숙한 셈이다. 꿋꿋하고 담담하게 희망을 향해 걸어 나아가는 영화 <카운트>의 주연배우 진선규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첫 단독주연을 맡은 소감을 묻는 기자님 질문에 답을 하다가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날 아침 영화의 모티브가 됐던 박시헌 선수로부터 ‘응원을 보낸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게 떠올랐거든요.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영화 &lt;카운트&gt;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영화 <카운트>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카운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전에서 예상치 못한 판정승을 거둔 뒤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여 은퇴해야 했던 박시헌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박시헌 선수는 이후 모교인 경남 진해중앙고 체육 교사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매진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총감독을 맡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진선규가 연기하는 시헌은 나쁜 길로 빠지려는 아이들을 다독이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인해 아이들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부단히 애를 쓰는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받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태어난 고향이 진해이고, 어릴 때 친구들과 놀던 곳, 으레 학교에서 소풍 가면 모이던 장소들이 영화의 주요 배경 장소이기도 해서였죠. 뒤늦게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접하고 <카운트>의 시헌은 내가 꼭 맡아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어요.”

영화 &lt;카운트&gt;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영화 <카운트>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공교롭게도 배우가 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진학하기 전에 그는 체육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접해오다 극단 생활을 하면서 인생 경로가 달라지긴 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셈이다.

“몇년 전에 복싱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취미 삼아 도장에 나갔던 경험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영화 촬영 기간까지 포함하면 거의 7개월 이상을 배우들과 함께 복싱 훈련을 했죠.”

시헌은 선수로서의 재능이 엿보이는 아이들과 함께 전국대회에 도전한다. 하지만 상대 선수 아버지인 지역 유지와 복싱협회 간부들의 거센 압력을 받는다. 아이들이 정정당당하게 링 위에 올라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시헌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진선규는 실제 박시헌 선수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한다. 진선규는 이 영화를 꼭 보여주고 싶은 한명의 관객으로 박시헌 선수의 아내를 꼽았다. “시헌 쌤으로부터는 영화를 잘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모님은 아직도 영화를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아팠던 기억이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연기했습니다.”

영화 &lt;카운트&gt;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영화 <카운트>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2017년 개봉작 <범죄도시>의 위성락으로 얼굴을 알린 이후 진선규는 <승리호>(2021)에서 괴력을 지닌 타이거 박, <공조2: 인터내셔날>(2022)에서 표독스러운 악당 장명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2022)에서 속옷 차림으로 폐허를 누비는 비리 형사 등 외적으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역할을 주로 연기해왔다.

“여태껏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번 영화는 진짜 나쁜 놈 같았다’는 피드백만 듣다가 난생처음 ‘진짜 너다운 미소와 눈빛을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영화 &lt;카운트&gt;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영화 <카운트>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진선규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카운트> 덕분에 처음으로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아내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tvN)에서 박재상(엄기준)의 비서실장 고수임을 연기한 배우 박보경이다. 평소엔 누구보다 평범한 모습으로 살다가도 “무대 위에 올라가 다른 사람이 되어 무언가를 표현할 때의 내 모습, 그 에너지가 좋아서” 길고 긴 무명 시절에도 묵묵히 연기해온 진선규. 2004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그가 배우로서 걸어온 길이 <카운트>의 주인공 시헌이 갖은 역경에도 묵묵히 버텨온 인생과 닮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진정성이 더욱 빛난다.

김현수 전 <씨네21> 기자·영화 칼럼니스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