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협 새회장 오세영 교수 “시와 독자 사이 좁힐 것“
“사회 전체가 너무 들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시가 현실적으로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겠지만, 조용히 자기를 성찰하고 관조하는 데에는 기여할 바가 있을 겁니다.”
한국의 대표적 시인 단체인 한국시인협회(시협)의 제35대 회장으로 취임한 오세영(64·서울대 국문과 교수)씨는 위축된 시의 위상을 회복하고 시 읽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5일 임기 2년의 회장직에 공식 취임한 오 시인은 시와 사회, 시인과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임기 2년 동안 하고 싶은 일은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은 국토 사랑, 자연 사랑, 인간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를 국토와 자연, 인간에 접맥시키는 일입니다. 두번째로는 시 독자 확산 운동과 시비공원 추진입니다. 지방 시인들이 고향을 사랑하는 시를 쓰도록 장려하고, 전국 시 낭송대회, 시 엽서 보내기 운동 같은 것도 펼쳐 보겠습니다.”
1957년 유치환 조지훈 박목월 신석초 시인 등이 결성한 시협이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이 된다. 그 사이 시협은 회원 수 1000명에 육박하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단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시인들의 숫자가 이렇게 늘었는데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갈수록 시를 안 읽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시가 안 읽히는 일차적 책임은 시인들 자신에게 있습니다. 시가 너무 난해해진 거죠. 독자들도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디지털 영상 매체에 휘둘리느라 글을 읽고 생각하는 관습이 깨진 것 같아요. 시인과 독자를 매개해야 할 신문·방송 등 매체들도 제 구실을 못 하고 있습니다.”
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