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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원효는 반전·평화주의자”

등록 2006-04-26 21:23수정 2006-04-27 09:15

‘소설 원효’ 펴낸 한승원씨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이후 원효는 크게 왜곡되어 왔습니다. 원효가 ‘여자 생각이 나서’ 요석공주를 취했다는 것은 전쟁 시기였던 당시 상황과 그 전쟁에 반대했던 평화주의자 원효를 다같이 오해한 것입니다. 원효에 관한 기록이 극히 희박하긴 하지만 저는 원효를 반전주의자이자 ‘일심 무애 화쟁’을 실천한 불국토주의자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원로 소설가 한승원(67)씨가 신라 선승 원효의 삶을 그린 세 권짜리 장편소설 〈소설 원효〉(비채 펴냄)를 내놓았다. 2003년 5월 낸 〈초의〉와 지난해 3월 정약전 일대기를 다룬 〈흑산도 하늘길〉에 이어지는 역사소설이다.

“원효 이야기는 사실 젊어서부터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공부가 부족하고 자료도 모자라 엄두를 내지 못했죠. 다행히도 요즘은 불경 번역본과 역사서 등 자료가 충분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오랫동안 궁글려 온 주제라서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서 쓴 작품입니다.”

한승원씨는 일연 이후 잘못 이해되어 온 원효의 올바른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과감한 역사적 가정과 허구적 인물 설정 등의 소설 장치를 동원했다. 우선, 원효에게 젖을 양보하느라 젖배를 곯아 죽은 누이 ‘달이’를 만들어냈다.

원효가 요석과 동침하고 아들 설총을 낳게 된 것은 그가 요석에게서 달이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한씨는 또 원효가 당시 김춘추와 김유신 등이 주도하던 ‘통일전쟁’에 반대하다가 요석궁에 유폐되는 등 박해를 받은 것으로 묘사했다. 당시의 역사적 상황, 원효 자신의 세계관 등을 종합해 볼 때 원효가 전쟁에 찬성하고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았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일제 말기 춘원 이광수가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장편소설 〈원효대사〉를 연재했습니다.

그 소설에서 원효는 적극적인 전쟁 지지자로 젊은이들에게 ‘성스러운 전쟁에 기꺼이 몸을 던져라’ 하고 부르짖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춘원이 소설에서 그린 삼국전쟁은 바로 당시 대동아전쟁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원효는 이렇게 또 한번 왜곡된 것입니다.”

한승원씨는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장본인인 나라가 일으키고 있는 전쟁에 우리는 군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정치·경제적 지배를 노리는 중국의 동북공정도 심각한 상황이구요. 이런 가운데 원효의 평화주의와 불국토주의(세계주의) 참뜻을 되새겨보자는 취지를 독자들이 읽어 주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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