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 간사이자 삼성문화재단과 현등사 사리구 반환소송을 진행중인 혜문스님. 이정아 기자
[인터뷰] 삼성문화재단과 현등사 사리구 소송중인 혜문스님
“현재 삼성문화재단과 소유권을 놓고 소송 중인 <현등사 사리구>나 일본 도쿄대를 상대로 싸웠던 <조선왕조실록>의 경우, 반환운동에 나서겠다고 하자 처음엔 모두들 미쳤다고 말렸습니다.”
도난 문화재 환수에 힘쓰고 있는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 간사 혜문 스님은 문화재 도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이런 문화재가 버젓이 유통되기까지 하는 현실에 대해 “잃어버린 소장자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 배경엔 돈과 권력이 있는 곳으로 문화재가 모이는 현실과 ‘이런 강자들을 상대로 되찾아 올 수 있겠느냐’는 패배주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패배주의 극복이야말로 도난 문화재 반환운동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물리적인 수단으로 보호막을 쳐도 언젠가는 뚫릴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난당한 문화재는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가 ‘다윗과 골리앗’처럼 거대 권력과 문화재 반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사회적 합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혜문 스님은 정부의 안일한 문화재 관리도 꼬집었다. “국보급 문화재가 경매에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있어도 문화재청은 정확한 경로를 파악하기는커녕 수수방관하기 때문에 <송조표전총류>처럼 국보급 문화재가 쪼개져 유통되는 비극이 생겨나고 있습니다.”(<한겨레> 6월28일치 1·5면 참조)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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