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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초원에 울려퍼진 배달의 기상

등록 2006-07-30 21:23

몽골 국립마두금연주단이 지난 28일 오후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열린 나라음악큰잔치 ’초원의 영고대회’에서 몽골민요 ’우주의 태양’과 한국민요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울란바토르/연합뉴스
몽골 국립마두금연주단이 지난 28일 오후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열린 나라음악큰잔치 ’초원의 영고대회’에서 몽골민요 ’우주의 태양’과 한국민요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울란바토르/연합뉴스
몽골서 열린 전통문화 만남 ‘영고대회’
한국·몽골인 강강술래 돌며 하나로
몽골 건국 800돌을 맞아 한국과 몽골 전통문화의 만남인 ’초원의 영고대회’가 28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성산 복드산에서 천신제를 시작으로 열렸다. 이날 천신제에서 한명희 나라음악큰잔치 추진위원장은 도래하는 아시아 시대의 문화대국을 이뤄 평화공존의 세상을 이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을 천지신명께 기원했다. 한 위원장은 옛 배달의 터전 동이의 강역인 시원문화의 요람지에서 영고대회를 엶으로써 배달겨레 함성과 신명을 살려내자고 축원했다.

이날 저녁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열린 초원 공연은 몽골 국립마두금 연주단의 ’구름위의 말’로 그 서막을 열었다. 바위 위에 높다랗게 올라앉아 ’창성곡’을 연주한 조창훈 명인의 대금은 마치 해탈한 신선의 소리인 듯했다. 이어 전날 내린 비로 생기를 더한 초원 위에서 영고의 북소리가 울려퍼지며 이 땅을 휘몰아쳤던 고조선·부여 조상들의 웅혼한 기상을 불러오자 서울현대무용단이 춤사위로 인간과 자연이 하나였을 저 시원의 세상을 되살려냈다.

김덕수와 사물놀이 한울림이 그 시원의 땅에서 자지러진 판굿을 통해 한껏 고조된 신명은 안숙선의 농부가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면서 굿에 참여한 사람이나 바깥에 있던 관객을 모두 하나로 만들었다. 한국인이든 몽골인이든 신명은 다르지 않았다. 손에 손을 맞잡고 빙빙 돌아가는 강강수월래 속에서 모두가 하나가 됐다. 한국의 음악과 몽골의 음악, 한국의 문화와 몽골의 문화, 그리고 드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과 그 위에 함께 손잡고 커다랗게 원을 그리는 인간들이 하나로 합일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비로소 옛 선조들이 말 달리며 웅혼한 기상을 길렀던 부여의 땅이 우리 속에 들어왔다.

뒤이어 29일 울란바토르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한-몽 친선음악회에서 500석 규모의 극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두 나라 음악을 서로 비교하며 들을 수 있는 값진 기회를 가졌다. 몽골 국립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는 ‘코리아환상곡’을 첫곡으로 택해 두 나라 사이의 우의를 보여줬다. 이어 등장한 몽골 전통 악기 후미, 전통민요와 전통춤 ‘지혜로운 빌게’ 등은 전혀 낯설지 않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한국 쪽의 공연은 박병천의 진도북춤과 사물놀이패의 열정적인 무대가 몽골 관중들을 압도했지만 역시 그 대미는 안숙선의 흥보가였다. 몽골 언론은 스토리가 있는 판소리에 대해 특히 큰 관심을 보이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서사와의 공통성에 주목했다.

이번 공연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몽골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몇가지 아쉬운 점도 보였다. 작품의 구성에서 사물놀이의 비중이 다른 부분을 압도한 점이나, 우리 문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좀더 다가가기 위해 설명을 붙이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 전체 구성의 짜임새 등은 옥에 티였다.

울란바토르/권태선 순회특파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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