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신명이 깨운 한민족 자화상

등록 2006-08-31 19:09

길거리응원
붉은 길거리 응원단 열풍이 지닌 ‘스포츠 애국주의’에 대한 일각의 비판은 경청할만하다. 언제부터인가 산적한 모든 사회적 현안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에 파묻히고 만다. 그래서 스포츠 열풍에 휩싸인 사회적 맹목성에 대해 집단 경고음이 터져나오곤 한다.

그런데 길거리응원은 어느날 갑자기 월드컵 때문에 탄생된 것만이 아니다. 뒷풀이를 좋아하고 본굿보다 거리굿을 즐기는 한민족의 굿판이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월드컵 잔치 등에 거리굿으로 연출된 것이니 일종의 주기적 통과의례다. 무속적 심성이라고나할까. 신명의 바람이 불러일으키는 현대적 주술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길거리응원이 100대 상징의 반열에 올림을 주저하는 일부의 반대를 무릎쓰고 당당히 올라선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인의 심성이란 그렇듯 사변적이고 관념적이지 않다. 어쩌면 다혈질적이고 빠르고 신명에 넘친다. 그 신명이 자신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너무 빨라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심지어 ‘고려공사 3일’이라고 용두사미로 끝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다이나믹, 밀어붙임, 격정과 분노의 함성 등등이 없었더라면 이 정도의 국력을 단기간에 성취할수 없었으리라. 길거리응원은 한민족의 자화상 정도로 규정해도 좋지않을까.

주강현·한국민속연구소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