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음반사와 함께한 ‘겨울여행’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도이치그라모폰’서 새 음반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29). 그는 이제 〈인간시대〉로 얼굴을 알린, 단순한 화제의 인물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낸 세계적 연주자로 발돋움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이 9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3집 앨범 〈슈베르트-겨울여행〉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낸 한국인은 정명훈을 비롯한 정트리오와 조수미 등에 불과하다. 그만큼 까다로운 입맛을 갖고 있는 레이블이다. 그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스타의 출현에 목말라하던 국내 클래식 업계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그는 “어릴 때 거실에 꽂혀 있던 엘피음반의 3분의 2 정도가 노란색 레이블(도이치 그라모폰)을 달고 있었다”며 “그런 존경스런 레이블과 함께 일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새 음반에 실린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나그네’와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맛보기로 연주했다. 그의 비올라는 구슬픈 소리를 냈다. 질끈 눈을 감은 그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입양된 정신지체 어머니 이복순(54)씨의 인생을 떠올리는 듯했다.

“비올라의 음역은 알토입니다. 바이올린이 다이내믹한 악기의 제왕이라면 비올라는 겸손하고 따뜻한 느낌이죠. 어머니의 조용한 음성 같다고 할까요.”

슈베르트-겨울여행

용재 오닐은 한국인들에게 비올라 선율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줬다. 세계시장에서도 통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현재 세계적인 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을 추진 중인데,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 등에서도 음반이 발매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천안시 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일정도 잡았다. 서울 공연은 26~27일 엘지아트센터.

이재성 기자 [e-mail], 사진 크레디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