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수령님 등 표현 고치라”
문인들 “공동대응 불가피”
문인들 “공동대응 불가피”
남과 북의 문인들이 함께 만든 반년간 문학잡지 <통일문학> 창간호의 남쪽 반입에 대해 통일부가 불허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문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19일 “<통일문학>에 수록된 북쪽 작품들에 조금 문제가 있어 수정을 요청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수정 요청에 대해 사업을 추진한 문인들이 의견을 보내 오면 다시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가 문제 삼은 부분은 북쪽 소설가 장기성씨의 단편소설 <우리 선생님> 중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불타는 충실성에로 부를 것”이란 표현, 북쪽 시인 김순석씨의 시 <벽동계선장> 중 “어버이수령님에 대한 생각, 당이 준 제 나라 제도의 생각”이란 표현, 김승기씨의 산문 <회고와 전망> 중 “1989년 초 북과 남의 작가들은 앙양되는 통일분위기를 타고 통일운동의 선구자가 되고저 북남작가회담개최에 합의하였다. 그리하여 판문점에서 서로 만나기로 하였는데 그 력사적장거가 남측당국에 의해 차단되였다”는 대목 등이다.
이에 대해 정도상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 집행위원장은 “문학작품을 여느 글과 같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전체 맥락을 살피지 않고 한 구절만 뚝 떼어서 문제삼는 것은 남북 교류 자체를 불허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지낸 김형수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 집행위원은 “<통일문학>을 남과 북의 독자들이 두루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남·북의 실무자들은 최대한 양보와 협력을 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당국이 잡지 반입을 불허한다면 문인들이 모종의 공동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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