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첫 뭍나들이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첫 뭍나들이
섬 밖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국립국악원은 1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을 무대에 올린다. 이 굿의 전 과정을 제주 밖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시간 공연.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제주시 건입동 ‘본향당(本鄕堂)굿’을 말한다. 본향당이란 마을을 수호하는 당신(堂神)을 모신 곳인데, 건입동의 땅이름을 따서 칠머리당이라 부른다. 큰 대를 세워 화려한 기를 달아 제물을 바치고, 징과 북, 설쇠(놋으로 만든 제주의 무속악기) 등의 장단에 맞춰 신들린 심방(무당을 뜻하는 제주방언)이 노래하고 춤춘다.
이 굿에는 본향당신만이 아니라 음력 2월 꽃샘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맞이하는 순서가 있어, 제주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문화를 엿볼 수 있다. 좁씨로 점을 치고 바다에 나가 미역 씨를 뿌리는 등 어부와 해녀의 안전과 풍요를 비는 내용이다.
제주 굿의 3대 요소인 ‘맞이, 본풀이, 놀이’의 원형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칠머리당 영등굿은 지난 1980년 중요문형문화재 71호로 지정됐다. 굿판이 끝난 뒤 관객들에게 ‘제수 음식’을 나눠준다. 예능보유자 김윤수 심방 등 보존회원 20여명 출연. (02)580-3333.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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