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고교용 모형 제시
일본 정부가 역사교과서 왜곡을 그치지 않고, 한국 보수 세력이 현대사 교과서 개정을 시도하는 동안에도 ‘평화의 역사 교과서’를 향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용덕)은 2012년부터 고등학생들이 선택과목으로 공부하게 될 ‘동아시아사’ 교과서의 견본을 지난 19일 공개했다. 안병우 한신대 교수(국사학) 등 13명이 교과서 시안을 마련했고,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사회과교육과) 등 7명이 교과서 모형 단원을 만들었다.
‘동아시아사’는 2006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독립교과 개설을 결정한 과목으로, 2012년부터 고등학생들이 선택과목으로 공부하게 된다. 늦어도 2010년까지는 교과서가 나와야 하는데, 이번에 동북아역사재단이 그 뼈대와 모형을 제시한 것이다. 교과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시대 구분에 따라 크게 6개 단원으로 나뉘고 단원별로는 주제별 서술 방식을 택했다. 이번에 공개된 모형 단원을 보면, 조공책봉 체제, 인구이동과 문화교류, 국민국가 수립 등 여러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중국·일본의 상호 교류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서술한다.
안병우 교수는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도 ‘동아시아사’를 독립 교과로 채택한 전례가 없으므로, 이번에 좋은 교과서를 만든다면 이는 다시 중국과 일본의 역사교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벌써부터 일본 등에서 한국의 ‘동아시아사’ 교과서를 보고 싶다는 문의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인 교수는 “2000년대 이후 <미래를 여는 역사> <마주 보는 한일사> 등을 국내에서 출간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역사책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교과서 시안 개발과 함께 동아시아사 교원연수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오는 8월4일부터 중·고등 역사교사 80여명을 대상으로 동아시아사 교육과정에 대한 연수를 실시한다. 수강신청 관련 세부 계획은 재단 홈페이지(historyfoundation.or.kr)를 통해 알 수 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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