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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소리꾼 남상일씨, 세상 비트는 판소리 ‘얼~쑤’

등록 2008-06-08 21:01수정 2008-06-08 23:27

소리꾼 남상일
소리꾼 남상일
‘시사투나잇’ 시사풍자 인기 소리꾼 남상일씨
“전통 판소리 지향하지만
대중과 가까워지려 나섰죠”

“촛불시위, 반미좌파라 하면 되고, 대통령이라는 게 외로워질 때면 미국 친구 보면 되고. 어이~ 부시~.” 갓 쓴 소리꾼이 요즘 인기 좋은 광고음악 ‘되고송’을 판소리로 부르며 정부를 꼬집는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시사투나잇>의 ‘시사난타’ 코너에서 수요일마다 세상을 풍자하는 소리꾼 남상일(30)씨다. 표정과 입담이 하도 웃겨 누리꾼들은 “개그맨이냐 국악인이냐”고 게시판에 물을 정도다.

국립창극단 단원인 그는 3일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인터뷰 장소에 나왔는데, 헤어젤로 세운 앞머리 아래로 개구쟁이 같은 표정이 스쳤다. “판소리의 매력이 해학과 풍자니까 ‘시사난타’랑 맞죠. <춘향가> 중 ‘농부가’에서도 민정을 안 살피는 원님을 풍자하는데 노랫말이 이래요. ‘원님은 노망, 우리는 사망~.’ 제가 원래 시사 문제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작가가 대본을 쓰면 그가 판소리 느낌이 나게 각색해 가락을 붙인다. “‘~했습니다’는 ‘~했것다’ 식으로 바꾸고, 어느 부분은 아니리로 갈지 소리로 갈지, 어떤 장단을 넣을지 정해요. 판소리 한 대목을 넣기도 하고요. 국회의원들이 싸움 벌일 때는 <적벽가>를 넣었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찡그렸다가…. 그의 표정 연기가 재미를 보탠다. “판소리는 일인극이거든요. 여자, 남자 심지어 동물 소리까지 잘해야 소리꾼이죠.”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땐 잠시 망설였다고 한다. “내가 너무 추접스러운 건 아닌지, 소리꾼이 격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닌지 그런 고민이요. 판소리는 지루할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대중에게 가까워지려면 이런 활동이 필요하죠. 김연아가 스타가 되니까 사람들이 피겨스케이트까지 좋아하잖아요.”

그는 <노총각 거시기가> 등 요즘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담은 창작 판소리도 만들어 왔다. <10대 애로가>의 노랫말을 보자. ‘내 소원은 0교시 자율학습 폐지. 오전 10시쯤 학교 가니 선생님이 머리 염색 어느 미용실에서 했냐며 멋있다고 하네.’ 그는 전통 판소리를 지향하지만 대중이 쉽게 판소리의 멋을 느끼려면 창작 판소리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가 판소리에 빠진 것은 세 살 때로 ‘추정’된다. 양복점을 하던 아버지는 아들의 울음에서 곡조를 발견했다. 아들은 텔레비전에서 조상현 명창의 공연을 보더니 울음도 뚝 그쳤다. 신통한 아들의 흉내를 녹음해 조 명창에게 보낸 걸 계기로 2~3년에 걸친 ‘통신교육’이 시작됐다. 조 명창이 판소리 한 대목을 녹음해 보내면 남상일이 따라 부르고 테이프에 담아 검사를 맡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그는 판소리를 자신의 “팔자”라고 말한다.


오는 14~15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리는 ‘아트프런티어 페스티벌’ 공연에서 그의 생생한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02)751-1500.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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