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하늘과 땅 만들어준 어머니” 형제 시인 김종해(64·한국시인협회장·<시인세계> 발행인·사진 오른쪽), 김종철(58·<문학수첩> 발행인)씨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는 합동 시집을 출간했다. 가정의 달 5월에 맞추어 내놓은 시집 <어머니, 우리 어머니>(문학수첩)에서 두 시인은 전후의 곤궁기를 억척같은 생활력과 넘치는 모정으로 헤쳐 나온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비슷하지만 다른 톤으로 노래한다. “우리들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어머니의 맷돌일 뿐/어머니는 밤낮으로 울타리로 서서/우리들의 슬픔을 막고/북풍을 막는다”(김종해 <어머니의 맷돌>) “내 고향 홀로 집 지키는 어머니를 만나거든/밤마다 꿈속 수백 리 걸어 당신의 잦은 기침과/헛손질로 자주자주 손가락을 찔리우는 한 올의 바느질을 밟고/울며울며 온다고 일러주오”(김종철 <해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 각자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한 시 20편씩을 골라 합동 시집을 낸 형제는 4남매의 셋째와 막내로서 넘치도록 받았던 어머니의 사랑을 회고하며 서로의 작품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형은 아직 유아에서 못 벗어났어. 그렇지만 효심만은 지극했지. 막내인 내가 엄마의 잔정을 맛볼 겨를이 없도록 형이 엄마를 챙겨 드렸으니까. 오죽하면 엄마가 민망해할 정도였어요.”(종철) “우리가 열세 살, 일곱 살 때 부친이 돌아가시고는 엄마 혼자 힘으로 4남매를 키우신 거야. 어머니가 없었으면 우리가 있었겠어요? 우리 하늘을, 땅을 만들어 준 게 바로 어머니지.”(종해)
“형의 시는 유년기의 체험, 가족사의 애환을 상세하게 그리는 편이죠. 시인으로서의 재능이 많아요. 난 어릴 때보다는 철든 뒤, 근원적 존재에 대한 향수로서의 어머니를 즐겨 그린 편이에요.”(종철) “동생이 저렇게 얘기하면 내가 뭐라 해야 하나.(웃음) 사실 저는 동생이라기보다는 문우로서 이 사람을 대해요. 우린 같은 길을 비슷하게 걸어온 셈이죠.”(종해)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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