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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울림과스밈] ‘폭스뉴스’ 섬뜩한 성공, 남의 일 아니네

등록 2009-05-04 19:19

이재성 기자
이재성 기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1996년 24시간 케이블 뉴스 방송으로 시작한 <폭스 뉴스>는 선발 주자인 시엔엔(CNN)의 아성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수년간 ‘케이블 뉴스’ 항목의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들 대부분을 <폭스 뉴스>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가 시엔엔을 압도하게 된 비결은 주특기인 선정주의와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 그리고 ‘뻔뻔함’을 들 수 있다. 지난달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로버트 그린월드 감독의 2004년작 다큐멘터리 영화 <안티폭스>(원제: 아웃폭스트(OUTFOXED)-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전쟁)는 그 비결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린월드는 미국의 언론소비자 운동단체 ‘폭스어택스닷컴’의 운영자다.

이 방송사 부사장은 매일 아침 ‘보도지침’을 내려 공화당에 불리한 사실은 축소·은폐하고, 민주당에 불리한 사실은 크게 보도하도록 지시한다. 항의하거나 소극적이었다가는 당장 해고의 칼날이 날아든다. 그린월드는 <폭스 뉴스>의 전직 기자와 작가들을 인터뷰해 그 실상을 폭로한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전세계에 포진한 머독 소유의 175개 신문사가 일제히 지지 보도를 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이 정도 지침은 애교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폭스 뉴스>의 우파 논객 빌 오라일리는 방송중 자신의 생각과 다른 출연자를 인간적으로 모욕하고 면박을 준다. 동성애자들의 키스 장면을 반복적으로 틀면서 혐오감을 조장하기도 한다. 미국 극우파에 봉사하는 가장 편파적인 언론사이면서도 “공정하고 균형 잡힌 뉴스”라고 선전하는 ‘당당함’까지. 영화에서 <폭스 뉴스>는 후안무치한 극우 언론의 전형을 보여준다.

신문·방송 겸영 등의 언론 관련법 개정을 논의하는 미디어발전국민위의 활동 시한이 다음달로 다가온 상황에서 <안티폭스>를 보면 <폭스 뉴스>의 성공은 정말 ‘남의 일’이 아니다. 인권영화제는 영화를 디브이디로 판매중이며, 원하는 곳에는 단체 상영도 할 계획이다. (02)313-2407.

이재성 기자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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